삼성전자·SK하이닉스, 업황 회복세인데 왜 재고자산은 쌓일까?
[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53조347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조원 가까이 늘었다. SK하이닉스도 재고자산이 3640억원 늘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익 6조6000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거둔 삼성전자와 1분기 가운데 역대 1위 매출, 2위 영업익을 거둔 SK하이닉스의 실적을 감안하면 납득이 되지 않는다.
양사는 모두 재고가치가 상승하면서 재고자산 충당금이 환입되면 나타난 장부상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올해 1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 재고자산은 장부금액 기준 총 53조3477억원으로 지난해 말 51조6258억원에서 1조7219억원 늘었다.
삼성전자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재고자산은 지난 2022년 말 52조1878억원에서 지난해 2분기 55조5047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말 51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재고 자산이 늘어난 것에 대해 삼성전자는 재고자산 충당금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재고자산 충당금은 가격(재고 가치)이 내려감에 따라 원래 시장가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될 때 하락분을 반영해 두는 비용이다. 시장의 업황 회복 등으로 인해 재고가치가 늘면 충당금도 줄게 된다. 충당금이 줄어드면 장부상에 감소분이 환입되면서 장부금액이 늘어난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충당금은 지난해 말 7조3961억원에서 5조5265억원으로 줄었다.
재고자산 충당금이 반영되기 전 취득원가는 1분기 말 기준 ‘제품 및 상품’ 15조4487억원을 포함 58조8742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취득원가는 59조220억원으로 1분기 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올해 1분기 매출 12조4296억원, 영업이익 2조8860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1위 매출액, 2위 영업익의 호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도 업황회복에 따른 재고가치 증가로 장부금액은 더 늘어났다.
SK하이닉스의 1분기말 재고자산 취득원가는 15조3162억원이다. 지난해 말에는 15조9072억원으로 5910억원이 더 많았다. 재고자산 충당금은 2조4266억원에서 1조4716억원으로 줄었다. 결국 장부상 재고자산은 13조8446억원으로 지난해 말 보다 3640억원 늘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담당은 1분기 실적컨퍼런스콜에서 “지난 4분기에 이어 이번 1분기에도 판가가 큰폭으로 상승한 낸드 제품을 중심으로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의 환입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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