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 등 1분기 순익 증가에도
경영난 해소 기미 보이지 않아
2강 점유율은 이미 97% 넘어
국내 원화거래소가 1분기 가상자산 시장 회복세에도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 중소 거래소들의 경영난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1·2위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의 투톱 체제로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이다.
1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5개 가상자산 원화 거래소의 1분기 실적이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고, 3월 비트코인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회복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1위 원화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가 16일 공시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3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58.3% 증가한 3356억 원이었다. 전분기 대비로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60.5%, 39.6% 상승했다.
같은 날 빗썸코리아 역시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올해 1분기 빗썸코리아의 연결기준 매출은 13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83% 증가한 621억 원을 기록했다. 빗썸은 올해 2월 초까지 수수료 무료 정책 실행한 만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분기에는 1분기보다 더 나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점유율도 10% 후반대에 머물렀던 지난해 4분기부터 무료 수수료 정책 등으로 꾸준히 끌어 올리며 20% 초중반 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나머지 3개 원화거래소는 분기별 실적을 공시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시장 회복세로 인해 지난해 대비 호전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점유율 기준 3위 거래소인 코인원의 올해 1분기 수수료 매출은 코인원 2대 주주(38.42%)인 컴투스홀딩스의 분기보고서를 기준으로 132억 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1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공시된 코인원의 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준 2023년 전체 수수료 매출이 222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분기에 이미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44억 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550% 이상 급등했다.
고팍스와 코빗의 수수료매출은 가상자산 시황 데이터 사이트 코인게코의 거래량 데이터를 기준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먼저 고팍스의 경우 일반 수수료율(0.2%)을 기준으로 했을 때, 최대 120억 원 가량의 수수료 매출을 올릴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질적으론 이보다 적은 매출이 나올 전망이다. 고팍스의 트레이더 수수료율은 이보다 낮은 0.02%이고, 현재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유에스디코인(USDC) 등 4개 자산의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고팍스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이 약 31억이었던 만큼, 고팍스의 실적 역시 올해 1분기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보인다.
5개 거래소 중 코빗의 실적이 가장 저조할 전망이다. 코빗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수수료 무료 정책을 가장 오래 지속한 거래소로, 올해 3월 1일에서야 0.07%의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 코인게코 거래량 기준 코빗의 1분기 수수료 수익은 최대 약 11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 역시 거래량을 기반으로 계산했을 경우인 만큼, 실제 매출은 이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시장 회복세로 대부분의 거래소가 수혜를 입었지만, 업비트와 빗썸 2강 체제가 굳건해지며 양극화는 심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에는 나머지 3개 거래소가 약 4~6%의 점유율을 나눠가졌지만, 이날 기준 빗썸과 업비트의 점유율이 97%를 넘기며 2~3%대 점유율을 서로 나눠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업비트와 빗썸의 점유율 합이 가장 낮았던 날은 14일로, 96.03%의 점유율을 나타낸 바 있다. 가장 높았던 날은 5일로 97.82%를 기록하며, 코인원과 코빗, 고팍스는 각각 1.57%, 0.38%, 0.23%를 점유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양극화가 일부 심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각자 생존 전략을 통해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시장이 좋아지면서 수혜를 받은 측면이 있지만, 전체적인 회복세 대비 이용자들이 업비트와 빗썸에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도 사실”이라면서 “당장 뾰족한 타계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머지 거래소들도 분명 분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현 상황에서 양극화가 발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면서도 “상투적일 수 있지만, 다양한 마케팅과 좋은 자산을 발굴해 상장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이용자에 어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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