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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대 반도체·디스플레이 회사가 만나 올레도스(OLEDoS·OLED 온 실리콘)를 낸 사례는 처음입니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만큼은 중국에 기술력을 빼앗길 수 없습니다.”
17일 양준영 LG디스플레이 선행기술연구소장은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서울경제신문을 만나 새로운 올레도스 제품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양 소장은 14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렸던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학회 ‘SID 2024’에 참가했다. 업계 최초로 4K 화소로 만든 올레도스 제품을 ‘빅테크’ 고객사에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올레도스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에서 사용자의 눈앞에 고화질 화면을 보여주는 칩이다.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를 유리가 아닌 실리콘 기판에 얹은 500원짜리 동전만 한 부품인데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공정이 융합해야만 구현할 수 있는 고난도 기술이다.
LG디스플레이 올레도스의 최대 장점은 밝기다. VR·AR 기기 안에는 휘도가 높은 칩이 탑재될수록 훨씬 선명하고 몰입감 있는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한 1만 니트 올레도스는 경쟁사가 만든 5000니트 칩보다 2배나 밝다. 칩의 수명 역시 LG디스플레이 독자 기술로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고객사가 요구해왔던 200시간을 충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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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소장은 이 제품이 2021년 5월부터 SK하이닉스와 공동 연구개발(R&D)한 끝에 탄생한 성과물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가 올레도스 설계와 OLED 증착을 맡고, SK하이닉스가 마치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공정을 하듯 실리콘 회로를 제작하는 과정이다. 현재 칩 제작을 위해 SK하이닉스의 40㎚(나노미터·10억 분의 1m)대 공정을 쓰고 있고 앞으로 20나노대까지 활용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양 소장은 “SK하이닉스가 이미지 센서 라인을 변형해 까다로운 올레도스 라인 개발에 성공했다”며 “미래 시장의 가능성을 믿고 SK하이닉스가 흔쾌히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양 사의 합작은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 소장은 “통상 VR 기기에 탑재되는 올레도스의 가격은 700달러대다. 그러나 이 제품은 양산 수율이 45~50% 수준까지 올라오면 기존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 소장은 SK하이닉스와 협업한 것은 한국 디스플레이 기술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우리 고급 기술이 한국 밖으로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번 양 사 간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도 다양한 협력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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