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만난 국내 금융사 대표들이 주주환원 강화를 피력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의 확대를 비롯,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를 제시하는 등, 보다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이어나가겠다는 것.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단과 증권, 보험 등 금융사 대표들이 미국 뉴욕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뉴욕 투자설명회(IR)’에 참석,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에 맞춘 특화 정책을 내세웠다.
이 자리에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KB금융 포트폴리오는 일정 부분 완성돼 수익창출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며 “보험·카드 등 비은행으로 1등을 한다면 더 수익을 높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익이 창출된다면 많은 부분을 주주 환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신한금융도 주주환원 정책을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금융이 6분기 연속 자사주를 매입한 점을 언급하며 “당분간 현금 배당을 적정하게 유지하면서 자사주 소각을 통해 발행 물량을 조절하겠다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주환원 정책에 인색하다는 인식을 떨쳐도 된다”고 덧붙였다.
두 지주 회장은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도 잊지 않았다. 양 회장은 “현재 캄보디아에서 KB금융이 좋은 실적을 보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의 경우 정리를 내실화한 다음 선진국과 동남아 등을 큰 축으로 삼고 본격 진출하려 한다”고 했다.
진옥동 회장 역시 “그룹 총이익의 5%는 베트남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며 “베트남 시장은 더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또 “이제 주목하고 있는 곳은 역시 인도”라며 “더 신중하게 보려는 곳은 중앙아시아 쪽으로, 지난해부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 정책을 강조한 건, 다른 분야 CEO도 마찬가지였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3년간 주주환원정책을 매년 발표해왔다”며 “배당 지급 외에도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관련해서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 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역시 “증권사 대부분의 배당성향이 20% 내외인데 CEO로서 증권사가 배당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부 보험사 대표들은 주주환원 정책 외에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강조하기도 했다. 홍원학 삼성생명보험 사장은 “자산운용 부문에서 해외 부동산·인프라·사모펀드 비중을 5%에서 26%까지 확대하려는 방침을 갖고 있다”며 “수년전부터 투자전문운용사 지분을 매입하고 사업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일 현대해상 부회장은 “일본 보험사들이 20년 전부터 해외에 본격적으로 M&A를 시작했다”며 “은행, 증권사 같이 국내 보험사들도 적극적인 M&A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희동 기자 sonn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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