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여신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새마을금고에서만 최근 한 달 새 대출 잔액이 2조원이 가까이 줄었다. 저축은행 대출도 14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총 대출 잔액은 183조4972억원으로 전달(185조3622억원) 대비 1조8650억원(1%) 감소했다. 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부터 15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감소폭은 18조1500억원이다.
앞서 새마을금고 대출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1993년 10월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왔다. 연간 기준으로 대출이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6848억원) △1999년(-8322억원) △2000년(-874억원) 등 3년뿐이었다.
특히 새마을금고 대출은 2021년 연간 33조8221억원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에도 24조5043억원 늘어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엔 13조5359억원 줄었으며 지금도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 여신 상황도 좋지 않다. 저축은행 업권 대출 잔액은 3월 말 기준 101조3777억원으로 전달(102조3301억) 대비 9524억원(1.0%) 줄었다.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지난해 1월 115조63억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했는데 이는 지난 2021년 12월(100조588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금융권의 대출 감소는 고금리 지속 여파로 분석된다. 높은 저축성 수신 금리에 따라 예수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며 대출을 내줘야 할 유인이 줄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까지 가중되면서 건전성 관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특히 기업 대출 등에 대해 보수적으로 평가를 하며 만기 연장 평가를 깐깐하게 하고 있다”며 “대출이 상환되는데 신규대출은 내지 않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규모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 또한 “조달 여건 악화로 굳이 새로운 대출을 할 필요성이 줄고 있다”며 “아울러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부실채권 정리를 진행하는 것도 대출 규모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전성 우려가 이어지며 대출 규모는 추가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4일 저축은행 관련 대출 위험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저축은행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대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며 “부동산경기 저하는 대출자산 건전성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며, 저축은행 합산기준 연체율이 1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연체율 상승과 더불어 충당금 적립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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