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미국 ‘ESPN’과 ‘CBS 스포츠’ 등 현지 복수 언론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어깨탈구 부상을 당한 이후 구조적인 손상이 발견된 이정후가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번 겨울 6년 1억 13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 지난 14일 충격적인 하루를 보냈다. 최근 발등에 파울 타구를 맞은 탓에 나흘만에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이정후는 14일 신시내티와 맞대결에서 1회초 제이머 칸델라리오가 친 타구를 ‘점프 캐치’로 잡아내려고 하던 과정에서 오라클파크 가운데 담장과 강하게 충돌했다.
이정후는 칸델라리오의 타구를 잡아내지 못했고, 펜스와 충돌한 뒤 곧바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몸을 가누지 못했다. 이에 놀란 밥 멜빈 감독을 비롯해 트레이너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고, 이정후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그라운드로 이동했다. 그리고 이정후는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은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상태가 꽤 좋지 않아 보였고, 경기가 끝난 뒤 사령탑은 이정후의 왼쪽 어깨가 탈구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정후는 부상을 당한 이튿날 MRI 검진을 실시했는데, 제대로 된 소견을 받기 전 멜빈 감독은 수술까지는 받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뜻을 드러냈다. 하지만 상황은 악화됐다. MRI 검진에서 왼쪽 어깨에 구조적인 손상이 발견됐던 것이었다. 이에 샌프란시스코는 어깨와 팔꿈치에 대한 권위자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크로스 체크를 하기로 결정했다. 알라트라체 박사는 이미 국내 야구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로 류현진의 토미존 수술을 집도한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에 따르면 前 샌프란시스코, 現 LA 다저스 트레이너 스탠 콘테는 “수술을 받으면 어깨의 부담을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다. 만약 던지는 어깨(오른쪽)이었다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그러나 관절의 일부만 고쳐야 한다면, 이정후는 6~8주 정도를 빠질 것이다. 이정후가 3개월 내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문제는 어깨가 얼마나 안정적이냐는 것이다. 앞과 함꼐 뒤까지 찢어졌다면 복귀까지는 6개월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된 모양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수술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이정후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수술을 받고, 2024시즌에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후 부상의 공식 명칭은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수술을 받고 2~3개월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가 없을 정도로 왼쪽 어깨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관절와순 파열은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이 당했던 부상, 수술과 같다. 재활 기간은 현재 6개월이 전망되는 상황.
이정후의 관절와순 부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이던 지난 2018년 6월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루에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진단을 받았다. 당시에는 한 달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으나, 이후 10월 20일 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어깨 부상을 당했다. 당시 이정후는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은 바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의 샤이나 루빈은 수술과 함께 시즌 아웃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정후와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루빈에 따르면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 한 달 반 동안 뛰었던 것이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 이곳에서 보낸 시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데뷔 시즌부터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이정후. 성적에 대한 부담은 잠시 내려두고 이제는 어깨 재활에 전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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