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경제 단체 회장들이 미국, 일본 등 해외 정치인·기업인들을 만나며 외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미중 갈등이 한층 격화돼 각 기업들의 경영 시계가 악화한 만큼 국내 기업들에게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올해에는 각국에 대형 선거가 몰려 있는 만큼 새롭게 재편될 외교 지형에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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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미국통’으로 잘 알려진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정·재계 고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났다. 14일(현지 시간) 특파원 간담회를 시작으로 15일에는 미 의회의 지한파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 소속 의원들을 만나 외교 활동을 펼쳤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 주요 기업의 미국 투자 규모가 6년간 총 150조 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등 미국 정책에 적극 협조한 결과”라며 “국내 기업이 보조금이나 규제 측면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류 회장과 같은 시기 미국 출장길에 오른 윤진식 한국무역협회(무협) 회장 역시 민간사절단으로 나섰다. 특히 윤 회장은 한국인 전문직 비자 법안과 관련해 국내 기업들의 요구 사항을 적극 전달했다. 그는 15일 짐 조던 미 하원 법사위원장 등과 만나 미국 내 전문 인력 수급 확대를 위한 ‘한국 동반자 법안’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법안은 삼성전자 등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국내 직원들에게 체류 비자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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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회장과 윤 회장은 미국 대표 싱크탱크인 피터슨연구소와 헤리티지재단·브루킹스연구소 등도 방문해 양국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일본으로 날아간 무협 회장단도 있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등 한국 기업 대표 12명은 16일 일본 3대 경제단체인 경제동우회와 첫 간담회를 갖고 △저출산·고령화 △공급망 위기 △중동 리스크 등에 대해 논의했다. 조 회장은 2월 발족한 무협 내 한일교류특별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일본 측에서는 다마츠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등 10명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양측 기업인들은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가능성과 공급망 등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벌였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의 규제 방안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양국 위원들은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양국이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뜻을 모았다.
조 회장은 “한일 기업인들은 다양한 공통 난제를 동시에 맞닥뜨리고 있다”며 “양국 기업인들이 머리를 모아 함께 고민하며 해법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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