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삼성화재가 주주환원 계획 발표로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목표가를 상향하고 있다. 보험주의 경우 밸류업 기대로 연초부터 주목받던 대표적인 업종인데다 삼성화재가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보여주며 상승 방아쇠를 당겼다는 평가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화재의 주가는 전날보다 1000원(0.27%) 오른 3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한 지난 14일과 비교하면 10% 이상 급등한 것으로 이틀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 14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초과자본에 대한 주주환원 및 자본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K-ICS(지급여력비율, 킥스) 220% 이상을 초과자본으로 규정하고 △글로벌 사업확대 △자사주매입·소각 △국내사업 추가 등의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이다.
킥스는 금융회사의 재정건전성 확립을 위해 마련된 비율로 지난해 첫 도입됐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금융당국은 킥스의 적정비율로 150%를 제안하고 있지만 첫 도입시기인 만큼 적정비율을 200%로 계산한 뒤 20%의 추가 버퍼(안정망)를 줬다는 게 삼성화재측 설명이다.
실적발표에서 공개된 지난 3월말 기준 삼성화재의 킥스는 277.4%, 요구자본은 9조1000억에 가용자본은 25조2000억원이다. 요구자본의 220%를 가용자본에서 빼면 주주환원 및 사업투자 등에 사용될 초과자본은 5조1800억원으로 계산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보험업의 경우 추가적인 사업 확장이 어려워 초과자본의 주된 사용처가 주주환원일 가능성이 높아 시장 기대도 올라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화재가 제시한 중장기 주주환원율 목표는 50%다. 지난해 주주환원율이 37.4%로 전년 대비 8.4%p(포인트) 떨어졌던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증권사에서도 삼성화재의 행보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내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해당 발표 이후 10개 증권사가 삼성화재의 목표가를 상향했다. 이들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는 39만7500원으로 이날 종가대비 7% 이상 상승여력이 남아 있었다.
임희연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기존 대비 상당히 전향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노선을 변경중”이라며 “상장보험사 중 가장 우수한 펀더멘탈을 보유해 조정 시 적극 매수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해당 보고서에서 목표주가를 기존 34만원에서 44만원으로 상향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자사주 매입 소각에 대해서 전 분기보다 훨씬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했다”며 “자본정책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해당 보고서에서 기존 34만원이었던 목표가를 42만원으로 상향했다.
특히 삼성화재의 상승세에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으로 연초부터 보험주가 주목받던 상황”이라며 “최근 정부의 발표로 보험업 전반에 주주환원이 커질 가능성이 점쳐졌는데 주주환원 계획 발표가 급등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화재의 주가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 2차 공동세미나가 있던 지난 2일이후 20% 이상 급등했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주주환원 계획에 구체성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과자본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제시했지만 ‘얼마나’, ‘어떻게’ 활용할지는 빠졌다는 것.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아직 (주주환원)정책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므로 배당 추정치만 상향하면 배당수익률은 보통주 기준 5.5%로 기대된다”며 “주주환원책 발표 예고는 반갑지만 금융주 내에서 배당수익률 5%로는 투자포인트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해당 보고서에서 기존 34만원이던 목표가를 36만원으로 상향했지만 이날 종가 대비 1만1000원(2.9%) 낮았다. ‘매수’였던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하향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계획이 검토단계인 만큼 향후 변동가능성은 있다”며 “구체적인 주주환원정책은 8월 중 공개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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