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트는 영리한 투수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에게 두 외국인 좌완투수 다니엘 카스타노와 카일 하트를 비교해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강인권 감독은 구위와 디셉션에서 카스타노의 손을 들었다. 그러나 하트를 두고 위와 같이 얘기했다. 경기운영능력이 좋다고 덧붙였다.
하트는 1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시즌 5승(1패)을 따냈다. 최근 2경기 연속 7이닝 투구로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고, 16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57개의 탈삼진으로 리그 4위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포심 평균 145.4km다. 149~150km을 찍는다. 여기에 슬라이더, 투심, 체인지업, 커터를 거의 비슷한 비율로 섞는다. 변화무쌍한 피치디자인이 최대장점이다. 제구력도 좋은 편이다. 때문에 WHIP 1.08로 리그 5위, 피안타율 0.222로 리그 3위다.
디셉션과 구위에서 좌완 극강이 아닌데 성적은 카스타노(9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3.67)보다 근소 우위다. 일부 2차 스탯을 봐도 하트는 확실히 안정적이다. 특히 놀라운 건 타구속도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 시즌 하트가 허용한 평균 타구속도는 단 129.8km다.
리그 14위인데, 규정이닝을 못 채운 투수들도 있는 걸 감안하면 리그 최상위급이다. 외국인투수들 중에선 코너 시볼드(삼성 라이온즈, 128.6km) 다음으로 낮은 타구속도다. 하드히트 비율도 19.7%로 로에니스 엘리아스(SSG 랜더스, 17.5%), 데니 레예스(삼성 라이온즈, 19.7%) 다음으로 적게 허용한다.
기본적으로 타구속도에 대한 관리가 좋은 투수는, 안정적인 행보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비수들의 도움을 안 받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스스로 안타를 덜 허용할 확률이 높은 투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강인권 감독이 말한 ‘영리한 투수’라는 말은 추상적이긴 해도 이 지점에서 제대로 맞아떨어진다. 구위만 보면 카스타노가 좀 더 좋지만, 하트에겐 안정감이 있다.
사실 올해 NC의 센터라인은 리그 최상급이다. 포수 김형준이 완전히 자리잡았고, 유격수 김주원은 타격은 몰라도 수비에선 작년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박민우야 수년째 리그 대표 공수겸장 2루수다. 현재 주로 2루수로 나서는 도태훈도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준다. 주전 중견수 김성욱은 팀에서 가장 안정적인 외야 수비수다.
아직도 시즌은 2개월 가까이 지났을 뿐이다. 현 시점까지의 데이터로 선수를 평가하는 건 이르다. 단, 하트가 KBO리그라는 낯선 리그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카스타노가 까다롭다고 하지만, NC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하트를 절대 쉽게 볼 수 없다. 이미 타 구단 한 타자는 “올 시즌 외국인투수들은 NC가 가장 위력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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