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곧 돈이 되는 세계, ‘The 8 Show’(더 에이트 쇼)가 시작된다. ‘머니게임’ ‘파이게임’으로 서바이벌 장르의 한계를 극복한 ‘The 8 Show’는 배우들의 캐릭터 플레이까지 더해져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The 8 Show’(감독/각본 한재림)는 시간이 흐르면 돈이 쌓인다는 기본적인 룰을 가진 쇼에 8명의 참가자들이 등장하며 시작한다. 전개는 줄곧 화자이자 쇼의 참가자인 ‘3층’(류준열)의 관점에서 진행된다.
데스게임과 장르와 비슷해 보이지만 이 쇼의 중요한 규칙 중 하나는 ‘아무도 죽지 않아야 한다’는 것. 때문에 8명의 주인공들에게 서로는 상금 획득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다가온다.
모두가 협력해야 완주가 가능해 보이는 쇼의 초반은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해가는데 주력한다. 하지만 쇼의 감춰져있던 룰들이 드러나며 힘의 균형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자연스럽게 편이 나뉜다.
‘The 8 Show’가 게임이 아닌 ‘쇼’를 표방하는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 쇼를 관전하는 사람, 그러니까 상금을 쥐고 있는 주최자는 정보를 드러내지 않는다. 시선의 권력을 거머쥔 무명의 주최자를 즐겁게 해야만 시간(돈)을 벌 수 있고, 이를 위해 8인의 참가자들은 고군분투를 벌인다.
주최자에게 즐거움이란 단순한 오락 그 이상의 복합적인 요소다. 시간을 위해 발버둥 칠 수록 상금은 더욱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아무도 죽지 않아야 한다’는 규칙은 ‘아무도 죽지만 않으면 되는’ 약속으로 머리를 튼다.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상금이 반드시 필요한 8인의 참가자들은 자신의 밑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 과정은 필연적으로 폭력적이고 잔인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게임은 어떻게 끝내느냐를 향한 고민지점으로 달려간다.
화려한 멀티캐스팅은 ‘The 8 Show’의 캐릭터를 십분 살려내는데 성공했다. 천우희의 치명적인 변신은 물론이고, ‘브레인’에 등극한 박정민, 그리고 위압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박해준 등 허투루 완성된 캐릭터가 없다. 자칫 인위적인 세계관에 너무 튀어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극 안에 녹여냈다.
‘진짜 같은 가짜’로 이루어진 주요 배경을 비롯해 인물들의 의상, 계급 구도를 드러내는 참가자들의 방까지 디테일한 미술도 돋보인다. 상징적인 요소들로 화면을 가득 채워 보는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1층부터 8층까지, 참가자들은 과연 자신의 목표금액을 달성할 수 있을까. 또 주최자의 정체는 과연 드러날까. ‘The 8 Show’는 오늘(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19세 이상 관람가. 총 8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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