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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제조업·수출 호조세에 서비스업이 개선되는 등 내수 회복조짐이 가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3% 깜짝성장한 것을 반영한 평가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17일 ‘5월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1월 그린북에서 처음으로 ‘소비 둔화’를 언급한 데 이어 네 달 연속 내수 부진을 우려했던 정부가 4개월만에 내수 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평가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정부의 진단이 바뀐 것은 1분기에 수출과 내수 모두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1~3월에는 ‘민간소비 둔화’로 진단했다가 4월에는 서비스 생산 회복 흐름이 보여 ‘재화소비 둔화’로 표현을 바꿨었다”며 “소비가 좋아졌다는 식으로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은 아니지만 일부 지표가 한두개씩 나아지고 있어 조심스럽게 ‘회복 조짐’으로 평가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분기 실질GDP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8% 증가했다. 전년동기대비 기준으로는 1.1% 올랐다. 3월 소매판매를 살펴보면 내구재(3.0%), 비내구재(2.4%) 등에서 늘어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다만 준 내구재 소비는 2.7% 감소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4월 카드 승인액과 방한 관광객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과 같은 100.7이었다.
서비스업 소비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업 생산은 다소 부진했다. 3월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4.4%), 도소매업(-3.5%) 등이 감소하면서 전월대비 0.8% 뒷걸음질 쳤다. 다만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1.0% 늘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서비스 생산은 월별 변동성이 크다”며 “분기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이후 꾸준히 0.3~1.0%씩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갔다. 4월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13.8% 증가(562억 6000만 달러, 약 76조 2600억 원)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4억 5000억 달러(약 3조 2300억 원)로 지난해 4월보다 11.3% 늘었다. 반도체 수출은 56% 상승하는 등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13개 품목의 수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설비·건설 투자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연중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분기 설비 투자는 전기대비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로 한정해 살펴봐도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7.8%), 운송장비(-2.9%) 투자가 모두 감소해 전월대비 6.6% 감소했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격인 국내기계수주 역시 10% 감소해 향후 설비투자 전망도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건설투자는 지난해 4분기 대비 2.7% 증가했지만 3월 기준 건설기성은 8.7% 감소했다. 건축공사(-9.5%)와 토목공사(-6.0%)가 모두 뒷걸음질 친 탓이다. 3월 건설수주는 0.3% 증가하는데 그치는 등 보합세를 보이고 있고 건축허가면적은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두자릿수(1월 -15.3%, 2월 -33.4%, 3월 -13.0%)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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