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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패션의 중심지인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 브랜드 매장이 넘쳐나는 대로변을 지나 골목길로 들어가자 ‘empty(엠프티)’라고 쓰여진 쓰여진 흐릿한 간판이 나타났다. 무신사가 숨긴 ‘비밀 매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16일 찾은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는 무신사 트레이딩이 서울 성수동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는 오프라인 편집숍이다. 1호 매장보다 많은 200여 브랜드를 들여 스트리트·스포츠·아웃도어에 이르기까지 카테고리를 넓혔다. 인근 최대 수준인 총면적 1157㎡(350평) 규모로 18일 오픈을 앞뒀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무신사의 심장부였던 장소다. 2012년 법인이 설립될 당시 본사 소재지였던 곳이 이번에 패션 편집숍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창업자인 조만호 총괄대표가 처음 사무실로 택한 이 건물은 이전의 구조물을 그대로 살렸다. 하얀 책상 대신 매대와 거울 같은 집기만 들여 다시 태어났다. 당시 사용했던 3개의 회의실도 디키즈 등 브랜드의 ‘숍인숍’ 매장이나 팝업·전시용 공간으로 꾸몄다. 무신사는 창사 10년 만인 지난 2022년 본사를 성수동으로 옮겼다. 이는 패션 트렌드의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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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인 무신사 트레이딩이 운영하는 엠프티는 보다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브랜드를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무신사가 내세우는 대중적인 ‘메가 트렌드’와는 차이가 있다. 엠프티가 직접 발굴한 브랜드는 다른 패션 판매처와는 차별화된 일종의 ‘오리지널 콘텐츠’다. 현재는 대중적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향후 실적에 따라 무신사로 입점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현장의 스타일리스트들에게 반응이 좋았거나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를 선별했다”면서 “시장에 자극을 줘야 패션 생태계가 돌아간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엠프티는 개성 있는 국내 신진 브랜드가 조명받는 기회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무신사 트레이딩을 통해 자사몰을 넘어 오프라인에 처음 진출한 대구 기반 신진 브랜드 ‘유노이’가 대표적 사례다.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는 국내 브랜드 비중을 40% 정도까지 늘렸다. 이전까지 성수동 매장과 온라인몰에 입점한 해외와 국내 브랜드 구성비는 7대3 수준이었다. 1호 매장의 경우 스타일리스트를 포함한 패션업계 종사자 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엠프티 성수의 외국인 비중은 40% 선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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