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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로보택시 韓 진출 탄력…美中에 쏠린 구도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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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로보택시 韓 진출 탄력…美中에 쏠린 구도 깬다
현대자동차와 미국 자동차 기술 공급업체 앱티브가 합작해 설립한 자율주행업체 ‘모셔널’의 차량. 사진제공=모셔널

현대자동차는 최근 자율주행 합작사인 ‘모셔널’에 1조3000억 원에 자금을 추가로 투자했다. 제너럴모터스(GM) 등 일부 업체들이 투자를 축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예상보다 빠른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자율주행이 충분히 승부를 걸만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제도다. 우리나라 법에는 아직 자율주행을 하다 사고가 났을 경우 책임소재를 누구에게 어떻게 할 지 등의 기본적인 규정이 없다.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관련 시험을 하는 이유인데, 자율주행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시장을 양분하는 것도 이런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한다.

이런 상황을 의식, 정부도 국내의 모호한 자율주행 관련 규제 개선을 위한 연구에 잇따라 착수했다. 자율주행이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법적 공백을 사전에 없애겠다는 취지다.

1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도로교통공사는 최근 원격운전을 포함한 자율주행 법제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자율주행 운행·관리 책임을 명시하는 등 필요한 제도 개선 방향을 확인하고 도로교통법을 손질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국내외 자율주행 차량과 관련된 정책동향을 분석하고 관련 기업 등의 요구사항도 파악할 예정이다. 연구는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로보택시’에 적용 중인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한국교통안전공단도 자율주행차량 사고에 특화된 분석기법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돌입했다. 인적요인·차량요인 등 일반 차량보다 더 복합적인 요소가 개입되는 자율주행차의 사고들을 다각도로 분석해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글로벌 자율주행 업체들의 잇따른 연구 중단과 사업 축소에도 정부가 잇따라 연구용역에 나선 배경엔 자율주행이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시장 침체에도 미래를 대비해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는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들의 행보에 발을 맞추는 성격도 있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합작사인 ‘모셔널’에 1조 3000억 원에 달하는 추가 투자를 단행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율주행 시장의 큰손으로 꼽혔던 제너럴모터스(GM), 포드가 사업을 철회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이들은 완전자율주행(FSD) 상용화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정부가 규제 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사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자율주행 시장은 미국과 중국으로 양분 돼 있다. 테슬라·엔비디아 연합과 창안자동차·지리 자동차 등 중국의 완성차 업체들이 주인공이다. 2020년부터 고도화된 자율주행기능인 ‘FSD’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테슬라는 올해 8월 이 기술에 기반한 무인 로보택시를 공개할 예정이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도 화웨이, 바이두 등 자국 정보기술(IT) 업체들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고도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자율주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자율주행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은 정부가 선제적으로 법령을 정비해 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여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를 비롯한 포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셔널의 아이오닉5 로보택시 등 글로벌 자율주행차의 국내 진출도 추진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모셔널은 규제가 상대적으로 선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미국에서 우선 로보택시를 출시한다. 한국 출시 시점은 미정이지만 이번 연구용역을 포함한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있을 경우 국내 진출을 앞당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자율주행 시장은 향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프레지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1217억 달러 수준이었던 자율주행차의 시장규모는 2030년 1조 2271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자율주행 차량은 1만 6960대에서 12만 5660대로 열 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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