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이 올해 인공지능(AI) 서버 사업으로 약 100억달러(약 13조4600억원)를 벌어들일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15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델은 전날보다 11.21% 급등한 149.16달러로 거래를 마쳐 시가총액 1064억7000만달러(약 143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델이 시총 1000억달러를 넘긴 건 2018년 재상장 이후 처음이다.
이날 모건스탠리가 내놓은 보고서가 주가 급등의 원동력이 됐다. 모건스탠리는 델이 AI 서버 사업에서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에릭 우드링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판매 채널을 확인한 결과, 델은 IT 인프라, 특히 경쟁력 있는 AI 서버 사업에서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표 주가를 128달러에서 152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델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AI 서버 대부분은 구글, 오픈AI, 메타 등 빅테크들이 첨단 AI 모델을 배포하는 데 사용된다. 빅테크들이 내놓는 AI 관련 소프트웨어가 고도화되면서 AI 칩을 탑재한 서버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수요 급증으로 AI 서버 업체들의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델 주가는 99% 넘게 올랐고, 델과 AI 서버에서 경쟁하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주가는 233% 급증했다.
델은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인 H100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비롯해 엔비디아가 연내 내놓을 최신 블랙웰 세대 칩을 탑재한 서버를 판매한다. 델과 공고한 협업 관계를 맺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연례 컨퍼런스에서 최신 AI 칩을 원하는 고객들을 상대로 델에서 서버를 주문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황 CEO는 “AI 공장이 필요하다면, 대규모 사업을 위한 종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델만큼 뛰어난 곳은 없다”며 “IT와 관련해 뭐든 필요한 게 있으면 델에 전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델의 AI 사업이 한동안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우드링 연구원은 “엔비디아 AI 칩과 AI 서버 구축 주문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정확한 성장률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델은 고객사에 데이터 스토리지(저장소) 같은 하드웨어를 추가로 연결해 주는 등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델의 또 다른 주력인 PC 관련 사업도 침체기를 지나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C 수요는 2020~2021년 코로나 특수를 누린 후 지난 2년간 바닥을 쳤으나, 올해부터는 AI PC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확대되면서 교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우드링 연구원은 “최근 몇 달간 노트북 ODM(생산자개발방식)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거나 생산 목표를 높이고 있다”며 “PC 시장이 회복하리라고 여전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델은 오는 30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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