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KCC가 글로벌 실리콘 기업인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MPM)’의 잔여 지분 인수를 마쳤다. 지분 100%를 확보해 시너지를 도모하고 지난해 약세를 보였던 실리콘 사업의 실적 회복에 나선다.
16일 KCC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4일 사모투자 합작회사 ‘MOM PEF’가 보유한 모멘티브 지분 4만941주 인수를 완료했다. 지난 3월 사모펀드 운용사인 SJL파트너스와 주식 매매 계약을 맺은 후 약 두 달 만이다.
KCC는 MPM의 모기업인 모멘티브 홀딩스의 지분 60%를 갖고 있다. 남은 지분 40%는 MOM PEF가 소유한다. MOM PEF는 KCC 49.8%와 기타주주 50.2%의 지분으로 구성되는데 KCC는 기타주주분을 이번에 매입한 것이다. 잔여 지분 인수에 든 비용은 4050억원가량이다.
KCC는 2019년 MPM 지분 매입 당시 컨소시엄 파트너인 SJL파트너스에 미국 증시 상장을 약속했었다. MPM 인수 후 5년이 지난 시점인 올해 5월을 데드라인으로 잡았다. 뉴욕거래소 상장을 통해 SJL이 지분 엑시트(시장 매각)에 성공하고 수익을 얻도록 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작년 8월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절차에 돌입했으나 실리콘 사업이 적자를 내며 무산됐다. 결국 상장을 철회하고 지분을 매수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KCC는 MPM 지분 전량을 취득해 실리콘 사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시너지를 낸다. MPM은 2006년 미국 사모펀드 아폴로PE가 제너럴일렉트릭(GE) 핵심 계열사이던 GE어드밴스드머티리얼즈와 GE바이엘실리콘, GE도시바실리콘 등을 인수 합병해 출범시킨 회사다. 1940년 산업용 실리콘, 1986년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투인원 샴푸(샴푸와 린스가 결합된 상품) 실리콘을 세상에서 처음을 내놓았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실리콘과 비경화 실리콘 고무, 실리콘 폴리에티르를 사용한 섬유유연제 등 수많은 원천 기술을 보유하며, 미국 다우듀폰, 독일 바커와 함께 세계 3대 실리콘 기업으로 꼽힌다.
KCC는 2019년 5월 SJL파트너스, 원익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30억 달러(약 4조원)에 모멘티브를 인수했다. SJL이 인수금액의 절반을, KCC와 원익이 각각 45%, 5%를 부담했다. 이후 2년 만인 2021년 KCC는 흩어져 있던 실리콘 사업을 MPM 산하로 결집시키며 주력 사업으로 육성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유럽과 북미 지역의 경기 위축 등으로 작년 2분기부터 적자를 냈으나 올해는 회복세가 기대된다. 시장이 살아나는 시기에 맞춰 모멘티브와 협력을 강화하고 실적 회복을 꾀한다.
정몽진 KCC 회장은 “거래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MPM 팀과 파트너십을 이어가며 다음 단계의 성장에 집중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샘 콘존 MPM 대표이사도 “KCC를 유일한 주주로 삼아 사람과 기술, 혁신을 통해 당사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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