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35·KIA 타이거즈)이 홈 만원 관중 앞에서 폭발했다.
나성범은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두산 베어스전에서 3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2만 500명(매진) 관중 앞에서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8-4 역전승을 이끌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26승16패)는 나성범 활약에 힘입어 선두를 위협하는 두산(25승20패)의 10연승을 저지했다. 이날 승리로 대전서 한화 이글스를 16-1(7회 강우 콜드게임 승) 대파한 2위 NC 다이노스(24승1무17패)와의 1.5게임 차도 유지했다.
나성범은 시즌 첫 멀티히트와 2경기 연속 홈런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0-1 끌려가던 3회말, 나성범은 1사 1루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3.1이닝 4실점)의 높은 슬라이더를 공략, 우측 담장 넘어가는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 125m. 전날 두산 에이스 브랜든 와델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에 이어 2경기 연속 아치를 그렸다.
2-1 역전을 이끈 나성범은 4회에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두산의 두 번째 투수 김명신의 포크볼을 때려 좌전 안타를 뽑았다. 그 사이 2명의 타자가 홈을 밟았다. 이후에도 안타 1개를 추가해 한 경기 3안타를 기록하며 8-4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경기 후 나성범은 장내 인터뷰를 통해 “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하면서 “(부상으로)늦게 합류해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이제는 좋은 모습으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는 약속도 전했다. 인터뷰를 마친 나성범은 KIA 팬들의 연호를 들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나성범은 시범경기 허벅지 부상으로 지난 4월 28일에야 1군 무대에 섰다. 실전 감각이 크게 떨어진 듯, 지난 12일까지 타율이 1할대를 밑돌 정도로 부진했다. 4경기 출전했지만 1개의 안타도 만들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나성범 복귀 후 KIA의 2연패가 세 차례나 나오면서 이범호 감독의 나성범 기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흔들릴 법도 했지만 이범호 감독는 나성범에게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마침내 살아난 나성범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은 이범호 감독은 뿌듯한 ‘스승의 날’을 보냈다.
결코 얕지 않은 마음고생을 겪은 나성범은 이제 자신감이 붙었다. 당장 성적에 찍힌 안타나 홈런도 좋지만, 타구 속도나 발사각도 등 타구의 질이 더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 더욱 반갑다. 주장이자 주포인 나성범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떠올릴 때, 나성범이 깨어나고 있다는 점은 KIA에는 매우 큰 호재다. KIA는 지난 시즌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다 나성범의 부상 이탈과 함께 타선이 식으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완전한 몸 상태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는 나성범의 각오와 팬들에게 건넨 약속이 지켜진다면 KIA의 올 시즌은 정말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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