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가운데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케이뱅크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고객수, 여수신 모두 골고루 성장하면서 순익 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고객수는 1033만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80만명 늘었고 각각 아파트담보대출 잔액 증가, 가상자산 시장 호황 덕택에 수신은 25%, 여신은 6%가량 증가했다. 이에 케이뱅크의 올해 숙원 사업인 기업공개(IPO)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1분기 순이익 507억원…분기 기준 역대 최대
16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총 5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최대 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4억원의 5배 가까운 수준이다.
1분기 케이뱅크는 고객수, 여수신이 모두 증가하며 외형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케이뱅크의 1분기 말 고객은 1033만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80만명이 늘었다. 2021년 2분기 이후 단일 분기로는 가장 많은 인원이 새로 케이뱅크의 고객이 됐다.
특히 여수신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1분기 말 수신잔액은 23조9700억원, 여신잔액은 14조7600억원으로 직전 분기 수신잔액 19조700억원, 여신잔액 13조8400억원과 비교해 각각 25.7%, 6.6% 증가했다.
먼저 여신은 담보대출 중심으로 늘었다. 1분기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에만 약 1조원 증가했고 전세대출 잔액은 약 3000억원 늘었다. 이로 인해 케이뱅크의 전체 여신 중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약 40%에서 올해 1분기 말 약 45%로 상승했다.
수신은 올해 초부터 가상자산 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든 영향으로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0년 6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업비트 원화 거래 고객과 거래액이 증가할수록 케이뱅크의 수신액과 고객도 확대되는 구조다.
가상자산 시장에 단기간 집중적인 돈이 몰리면서 1분기 수신이 5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는 케이뱅크의 지난해 수신 증가폭(4조4000억원)을 뛰어 넘는 수준으로 케이뱅크 1분기 호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케이뱅크는 1분기 예상을 뛰어 넘는 호실적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된 토스뱅크의 맹추격에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실제 토스뱅크는 지난해 기준 여수신 잔액 등에서 케이뱅크를 바짝 뒤쫓은 바 있다. 심지어 작년 4분기에는 토스뱅크가 수신 잔액에서 케이뱅크보다 4조원 넘게 더 끌어모으며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케이뱅크가 1분기 엄청난 수신 잔액 증가세를 보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호실적에 탄력 붙은 IPO…올해 안에 성공?
토스뱅크의 추격을 따돌린 것과 함께 올해 재도전에 나선 IPO에도 탄력이 붙었다. 케이뱅크는 지난 2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상장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IPO팀 인력충원을 위해 내부채용에 나서는 등 상장예비심사 청구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5조원 이상의 몸값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1분기부터 최대 실적을 거두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고객수도 1033만명을 달성해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오프라인 영업소 등 실물자산이 없어 고객수로 미래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케이뱅크 주가는 1만68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 발행 주식수(3조7569만5151주)를 곱하면 추정 시가총액은 6조2741억원에 달한다.
케이뱅크의 IPO 도전은 지난 2021년부터 본격화됐다. 케이뱅크는 2021년 9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뒤 증시 입성을 노렸다. 당시 약 7조원의 기업가치를 희망했지만 금리인상기에 공모주 시장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공모 절차에 나서지 않은 채 2023년 2월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업계에선 케이뱅크의 올해 IPO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1분기 호실적은 물론 향후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은 데다 올해 IPO 시장 환경이 2022년과 비교해 긍정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변화는 수치상으로도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IPO 건수는 82건으로 전년 대비 12건(17.1%) 늘었다. 1조원 이상 초대형 IPO는 없었지만 공모 금액도 3조3000억원으로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 토스뱅크의 모기업인 토스가 내년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어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려면 올해 안에 IPO를 마무리짓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케이뱅크가 1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IPO 성공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며 “별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빠른 시일 내에 주식 시장에서 케이뱅크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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