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가 자신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스포니치아넥스에 따르면 오타니는 1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여러 일이 있어 잠을 잘 자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메이저리그를 넘어 전 세계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은 이랬다.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오타니의 통역을 맡은 미즈하라는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졌다. 이에 2021년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 달러(약 232억원)를 빼돌렸다.
캘리포니아주 수사 당국이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 매튜 보이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을 발견하게 됐는데, 조사 과정에서 미즈하라가 수년 동안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즈하라의 악행은 지난 3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024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개막전이 진행되던 도중 언론을 통해 드러났고, 다저스 구단은 즉시 미즈하라를 해고했다.
충격적인 것은 오타니의 돈을 훔친 것만이 아니었다. 오타니를 사칭해 은행을 속여 돈을 가로채기도 했다. 은행 사기다. 또 허위 소득 신고 혐의도 있다.
이후 재판에 참석한 미즈하라는 지난 9일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 달러를 불법적으로 이체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은행 사기는 최대 징역 30년형까지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또한 허위 소득 신고의 최대 형량도 3년이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미즈하라의 태도가 바뀌었다. 이날 로스앤젤레스 연방 법원에서 진행한 심리에서 은행 사기와 허위 세금 신고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ESPN 등 현지 매체는 미즈하라의 무죄 주장은 절차상 단계라며 크게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미즈하라의 변호사 마이클 프리드먼도 미즈하라가 추후 유죄를 인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즈하라 측은 유무죄 평결을 위한 대배심 회부 권리를 포기했으며, 이날 심리 역시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끝났다.
검찰과의 양형 합의서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약 1700만달러를 반환하고 국세청에 114만9400달러(약 15억7천만원)의 세금과 관련 이자,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이제 어느 정도 미즈하라에 대한 논란이 조금씩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오타니가 입을 열었다. 그 역시 상황을 지켜보며 수습되는 모습에 안도했다. 오타니는 ”요즘은 많이 여유로워졌다. 좋은 수면을 취하고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정신적으로도 안정되어 있다”고 이야기했다.
잠을 잘 잘 수 있게 된 시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일이 진전되고, 새로운 것을 알게 되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알게 됐을 때다. 해결이 돼 가면서 내가 할 일이 없어지면서 잘 잘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오타니가 말한대로 마음의 안정감을 찾았다. 이는 경기력으로 나오고 있다. 오타니는 이날 12호포를 포함해 3안타를 때려냈다.
이로써 타율 0.361, 61안타, 12홈런, 162루타, OPS 1.107, 29장타, 장타율 0.680, 115루타, ISO(순수장타율) 0.320 등 타격 9개의 지표에서 내셔널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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