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잘 쳐야죠.”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선발진에 이의리에 이어 윌 크로우마저 빠진 뒤 이렇게 얘기했다. 야구의 본질은, 선발투수가 빠지고 타격으로 만회해 경기력을 유지하는 건 절대 쉽지 않다. 그러나 타자들이 불펜 투수들과 함께 힘을 내서 선발투수들의 공백을 메울 필요성은 있다.
이런 상황서 타선의 중심을 차지하는 ‘나스타’ 나성범의 타격감이 언제 돌아올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범호 감독의 믿음은 계속됐다. 공과 방망이의 스윙이 큰 차이를 보여도 3번 타자 혹은 4번 타자로 기용해왔다.
팀 타선의 연결 흐름을 끊어버릴 수 있는 기용이었고, 실제 그런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눈 딱 감고 기다렸다. 그렇게 나성범은 12일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가 끝나자 타율 0.080까지 떨어졌다.
바닥을 치니 올라올 일만 남았을까. 이번주부터 나성범의 타격감이 기 막히게 살아난다. 14~15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서 연이틀 홈런을 터트렸다. 심지어 방향이 거의 흡사했다. 이틀간 9타수 4안타 2홈런 6타점 2득점했다.
이범호 감독의 초기구상에, 나성범은 4번 타자였다. 이범호 감독은 나성범이 3번 타자로 뛰면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나올 수 있는 걸 아쉬워했다. 그러나 나성범은 3번과 4번을 오간다. 6번 타자가 제격이라고 여긴 최형우가 올해도 꾸준히 4번 타자로 나서면서, 굳이 최형우의 좋은 흐름과 기운을 뺏지 않았다.
결국 올해도 3성범-4형우가 최상의 조합인 듯하다. NC포의 부활이다. 최형우는 4월 중순~말에 타격감이 확 떨어졌다가 5월 들어 미친 듯한 맹타다. 최근 10경기 타율 0.457 2홈런 9타점 6득점이며, 5월에만 11경기서 타율 0.474 3홈런 11타점 8득점이다.
김도영이 14일 경기서 양의지의 타구에 손목을 맞아 사실상 연이틀 결장했다. 컨디션을 회복해 복귀하면 결국 2번 타순에서 시너지를 내야 할 듯하다. 박찬호~김도영~나성범~최형우~소크라테스 브리토 혹은 이우성이 상위타선의 뼈대다. 이럴 경우 김선빈과 최원준이 하위타선의 무게감을 올릴 수 있다.
KIA는 나성범의 타격감이 돌아오면 사실상 타자들이 낼 수 있는 최상의 생산력을 낼 준비를 마쳤다고 보면 된다. 최근 마운드 사정이 어려워서, 타자들이 15일 경기처럼 힘을 바짝 내야 한다. 나성범과 최형우의 시너지는, 9개 구단엔 공포의 대상이다. 개막 후 1개월 반 동안 사실상 나성범 없이 달려왔듯이, 이젠 나성범이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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