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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주연의 액션영화 ‘범죄도시4’가 역대 한국 영화 시리즈물 최초로 2·3편에 이어 ‘트리플 1000만’ 관객을 달성했다. 그러나 흥행 과정에서 불거진 스크린독식 논란은 옥의 티로 남았다.
15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개봉한 ‘범죄도시4’는 상영 22일째인 이날 오전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넘어섰다. ‘범죄도시 2′(1269만명)와 ‘범죄도시 3′(1068만명)에 이어 시리즈에서 세 번째 천만 영화가 탄생한 것. 지금까지 국내 개봉작 중 세 편의 천만 영화를 낸 시리즈는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가 유일했다. 한국 영화로는 ‘범죄도시’ 시리즈가 처음이다.
‘범죄도시4’는 특히 시리즈 중에서 가장 빨리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2편(1269만명)의 종전 기록(25일)을 사흘이나 앞당겼다. 이로써 1편(688만명)과 3편(1068만명)을 더해 시리즈 전체 누적 관객 수 4000만명 돌파란 대기록까지 세웠다.
‘범죄도시4’는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들 중에서는 ‘파묘’에 이어 두 번째로 1000만 관객을 불러모은 작품이 됐다. 역대 한국 영화로는 24번째로 1000만 클럽 가입 자격을 얻었다. 외화를 포함하면 33번째다. 기획과 제작, 주연을 내리 겸한 마동석은 전작 ‘부산행’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을 비롯해 모두 6편의 1000만 흥행작을 보유하게 됐다.
영화 ‘범죄도시4’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 역사를 다시 썼지만 흥행 과정에서 ‘스크린 싹쓸이’ 논란이 불거지며 다소 아쉬움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범죄도시4’의 성공과 별개로 개봉 초기 무려 80%를 웃돌았던 상영점유율(극장의 전체 상영 횟수 중 한 영화가 차지한 비중)이 말해주듯 특정 영화 한 편의 스크린 독식 현상이 지나치게 심해졌다는 우려가 영화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14일 발표한 ‘4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의하면 ‘범죄도시4’의 지난달 27일 상영점유율은 2012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인 82%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상영 초반에 비해 내려갔지만 14일 일별 상영점유율에서도 56.1%로 2위인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24.0%)를 두 배 이상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 배급업 종사자는 “‘파묘’는 개봉 초기 상영점유율이 50%대를 넘지 않았다. 덕분에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다른 영화들도 비교적 여러 편 있어 관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었다”면서 “반면 ‘범죄도시4’는 일찌감치 흥행 기대작으로 주목받아 많은 국내외 영화들이 개봉을 피했다. 이 때문에 아무 작품이나 걸 수 없는 복합상영관으로서는 ‘범죄도시4’에 스크린을 몰아주는 게 가능한 명분이 생겼던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스크린을 싹쓸이하다시피 해 단기간에 많은 관객을 불러들인 ‘범죄도시4’의 흥행 몰이 전략과 관련해 영화계 관계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커지고 있다. 앞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부대행사를 겸해 지난 2일 열린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 위한 토론회에서는 복합상영관들의 ‘범죄도시4’ 스크린 몰아주기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불거지기도 했다.
최대 상영 횟수를 제한하는 상영상한제, 최소 상영 횟수를 보장하는 상영하한제 같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영화계에선 나온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의 후유증에서 아직 탈출하지 못한 한국 영화산업에 ‘범죄도시4’ 시리즈의 연이은 흥행 성공은 분명히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최소한의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극장이 한 편의 영화에 너무 많은 스크린을 몰아주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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