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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치솟는 분양가에 너도나도 ‘힘들다’…해결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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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저희도 최소한으로 올리려고 정말 많이 노력하는 거예요. 인건비·자재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너무 올랐어요.”

건설업계 사람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기자가 ‘분양가가 비싸도 너무 비싸다’고 지적하자 돌아온 답이었다. 서울을 제외하면 미분양이 속출하는 상황이어서 건설업계 사정 역시 팍팍하다는 말도 뒤따랐다.

요즘 부동산업계를 담당하는 젊은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생망’ 단어가 유행이다. 본래 ‘이번 생은 망했다’라는 의미지만, 업계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선 ‘이번 생에 내 집 마련은 망했다’라는 자조 섞인 뜻으로도 언급된다.

결국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은 ‘너무 비싸 살 수 없다’고 토로하고, 집을 팔고자 하는 사람은 ‘비싼 가격이 아닌데 팔리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상황이다. 

사고 싶은 사람과 팔고 싶은 사람의 괴리는 어디서부터 생겨난 걸까. 인건비와 자재값이 올라 공사비는 폭증하는데 평균 소득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탓도 큰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임금근로자의 평균 소득은 353만원으로 3년 전(320만원)과 비교하면 약 10% 상승했다.

반면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시멘트, 골재, 레미콘 등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약 30~40% 상승했다. 

이 기간 시멘트 가격은 42.1% 올랐는데 국토부는 주요 원자재인 유연탄(고효율 석탄) 가격 상승을 원인으로 꼽았다. 제조사 평균 2021년 7월 1톤당 7만8800원이던 가격은 지난해 11월 11만2000원으로 올랐다. 골재는 골재 공급원 부족과 유통비 상승으로 3년간 36.5% 상승했고, 레미콘 가격은 32% 올랐다.

공사비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 건설공사비 지수는 153.3으로 2020년(118.9) 대비 28.9% 증가했다. 자재비와 노무비, 경비로 구성되는 공사비에서 전체의 30~40%를 차지하는 원자재값이 오르자 공사비도 덩달아 상승한 것이다. 

공사비가 오르자 국내 건설사의 수주액도 덩달아 나빠지는 실정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건설 수주액은 34조2212억원으로 작년 동기(47조5574억원)에 비해 약 28% 감소했다. 

대형 건설사들도 국내 시장 수주액이 현저히 감소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1분기 국내 신규 수주는 1조95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6690억원)에 비해 47% 줄었다. 

현대건설의 국내 수주액은 작년 1분기 5조4424억원에서 4조638억원으로 25.3% 감소했고 GS건설과 DL이앤씨 역시 1분기 국내 수주액이 전년보다 각각 27%, 36.5% 감소했다.

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오르면서 일감도 함께 줄어 수주액이 적어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주요 건설 자재의 원활한 수급을 통해 공사비 폭증을 해결하겠다고 했다. 나아가 골재와 시멘트를 비롯한 주요 자재의 공급원을 확대하고 다각화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이 성과를 거둬 청년들이 ‘이생망’을 외치지 않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김슬기
김슬기 건설부동산부 기자

아주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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