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전용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채널 신설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소상공인 디지털 판로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홈쇼핑 업계는 과열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며 우려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12차 전체회의 겸 성과보고회에서 생산성 저하, 저소득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TV 판로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통합위 산하 ‘소상공인 자생력 높이기 특별위원회’는 지난 3월 제안서를 통해 △전용 T커머스 채널 추가 △지역 유선방송채널 지역상품 판매 확대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소상공인 상품 편성 비중이 높은 T커머스 채널을 신설해 판로를 넓히고 생산성도 제고하자는 취지다. 홈앤쇼핑, 공영홈쇼핑 등 중소기업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홈쇼핑은 있지만 소상공인에 방점을 둔 TV커머스는 없다.
통합위 정책 제안에 따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T커머스 신설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다. 소상공인(중기) 전용 T커머스 신설은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부터 주요 의제로 거론돼온 사안이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22대 총선 공약으로 내걸은 바 있다. 사실상 여·야 모두 채널 신설에 긍정적인 공감대를 갖고 있다.
채널 신설 후보 사업자로는 홈앤쇼핑과 공영홈쇼핑 등이 우선 거론된다. 두 회사 모두 TV홈쇼핑 7개 사업자 중 T커머스 채널을 겸영하지 않고 있는 사업자다.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등 소상공인 단체들이 힘을 합친 ‘SGY’도 참여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홈쇼핑 업계 우려가 크다. 홈쇼핑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 채널 신설은 과열 경쟁만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홈쇼핑 채널은 TV홈쇼핑 7개, T커머스 10개 등 17개다. 이 중 TV홈쇼핑 5개사(GS샵·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NS홈쇼핑)는 T커머스 채널 5개를 겸영하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 취급고는 20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줄었다. 매출액도 5조5000억원으로 5.4% 감소했다. 7개사 합산 영업이익은 13년 만에 5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송출수수료 인상, TV 시청 인구 감소 등 업황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7개사 모두 외형 성장 대신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둔 모습이다.
T커머스 단독 사업자 5개사(SK스토아·KT알파·신세계라이브쇼핑·쇼핑엔티·W쇼핑)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T커머스 단독 사업자 5개사 취급고는 4조21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출범 이래 첫 역신장이다.
홈쇼핑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사업자 추가는 경쟁을 과열 시킬 수 있다”라며 “홈쇼핑 채널이 재고, 판매 등 여러 방면에서 소상공인이 적합한 플랫폼인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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