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고차 시장에선 “지난해보다 올해 더 분위기가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최대 중고차 플랫폼인 케이카는 지난 1분기(1~3월)에 6044억원의 창사이래 최대 분기 매출(영업이익 176억원)을 냈다. 훈풍은 다른 중고차 업체에도 불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가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고차는 과거 ‘저렴한 맛에 잠깐 타는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주행거리가 짧은 신차급 중고차를 매입하는 등 중고차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품질 관리에 나서면서 “중고차도 충분히 괜찮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중고차업체 관계자는 “신차 출고를 기다리기 싫은 소비자들도 중고차를 찾는 등 시장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중고차로 쏠리는 수요
14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카는 판매에서도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케이카 중고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7% 오른 4만93대다. 중고차 판매량은 시장 전반적으로도 오르는 추세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집계를 보면 올해 2월(18만6380대)을 제외한 1월(21만1534대), 3월(20만9083대), 4월(21만2844대)에 전월 대비 거래가 늘었다.
과거 휘발유와 경유차가 거래됐던 이 시장에서는 이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대세다. 하이브리드 중고차 문의는 지난해보다 올해 50% 더 많아졌다. 일부 인기 모델을 신차로 구매하려면 출고까지 1년이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차량 거래는 53%나 더 증가했다. 전기차의 경우 올해 보조금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중고차 판매량 증가는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였다는 진단이 나온다. 경기 불황에 접어들면서 신차보단 중고차를 우선 고려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 사이 시장 체질 개선이 이뤄진 점도 주효했다.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기존 업체들의 긴장감을 높인 것이 이유로 거론된다. 이후 본격적으로 중고차 재고 관리 시스템이 도입됐고 거래 과정은 투명해졌다.
올해 성장 원년
업계에선 중고차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요와 공급, 성장폭 모두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국내 중고차 거래대수는 신차보다 1.5배 정도 많다. 이 격차가 2~3배에 이르는 영국이나 미국, 독일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국내 중고차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중고차 업체들은 매입 경쟁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인증 중고차와 연계한 보상판매(트레이드-인)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케이카는 내차팔기 홈서비스 등 매입 채널을 다변화하고 있다. 리본카 등 다른 중고차 업체들도 비대면 방식을 구축하고 매입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등 관련업계에서도 올해 중고차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1위 업체 케이카에 대해서는 매출 2억2940억원, 영업이익 719억원의 연간 실적을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2%, 22% 증가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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