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최신 모델인 ‘제미나이 1.5 프로’를 공개하고, 이를 탑재한 검색 엔진을 정식으로 출시했다.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사람처럼 대화하며 이용자의 업무를 돕는 음성 비서(assistant) 서비스도 함께 공개됐다.
구글은 1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씨어터에서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를 열고 자사의 최신 AI 모델인 제미나이(Gemini)를 통해 AI의 미래를 현실화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AI 개요’는 제미나이를 이용해 검색 결과를 빠르게 요약하고 관련 링크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이용자들은 대화를 통해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으며, 사진뿐만 아니라 동영상으로도 검색이 가능해진다. 이 기능을 통해 제미나이는 다단계로 추론을 진행한 뒤 가격, 위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답을 제공한다. 구글 이용자는 검색 페이지를 주제별로 분류하고 요약 제공하는 기능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은 지금까지 다양한 링크 형태로 검색 결과를 제공해 왔다. 이번 출시를 통해 검색에 대한 결과는 대화 형태로 제공돼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미국 이용자를 시작으로 앞으로 몇 달 안에 더 많은 국가에 제미나이를 탑재한 새로운 검색 기능이 제공할 방침이다. 구글은 연말까지 10억명 이상에게 새로운 검색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제미나이와 구글의 음성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프로젝트 아스트라’(Project Astra)도 함께 공개했다. AI가 사람처럼 보고 들을 수 있고 음성으로 대화하면서 이용자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기능이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리 촬영한 ‘프로젝트 아스트라’ 시연 영상을 통해 한 여성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무실 안에 있는 스피커를 비춘 뒤 “이걸 뭐라고 부르냐”라고 묻자 AI가 “고주파 소리를 생성하는 기기”라는 답을 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허사비스 CEO는 “이 기능 중 일부가 올해 말 제미나이 앱 등 구글 제품을 통해 제공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아스트라는 구글 지메일과 구글 문서, 캘린더 등 구글 앱에서 개인 정보를 가져와 이용자의 스케줄을 알려주고 계획을 세우는 데 주로 활용될 방침이다.
구글은 이 비전을 위한 전 단계인 ‘제미나이 라이브’도 선보였다. 이 기능은 사람처럼 대화하고 이미지는 업로드를 통해 인식하는 게 특징이다. 구글은 ‘제미나이 라이브’를 수개월 내에 출시하고 이후 실시간 시각과 청각 등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위한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구글은 지난 2월 공개한 멀티모달 AI 모델 제미나이 1.5 프로를 이날부터 한국어를 포함해 35개 언어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제미나이 1.5 프로는 제미나이 1.0 울트라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100개의 이메일을 단 몇 초 만에 요약하고 1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제미나이 1.5 프로는 최대 100만개의 토큰(특정 의미를 가지는 말뭉치) 처리 능력을 갖췄는데, 조만간 200만 개의 토큰 처리 능력을 갖춘 버전도 출시할 계획이다. 구글은 제미나이 1.5 프로보다 더 가볍지만 멀티모달 추론 기능과 긴 콘텍스트 기능을 갖춘 제미나이 1.5 플래시도 선보였다.
구글은 텍스트 투 이미지 AI인 이마젠의 최신 버전인 이마젠3와 함께 텍스트를 입력하면 1분 이상의 영상을 만들어주는 AI 모델 비오(Veo)도 함께 공개했다. 서버용 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 6세대인 트릴리움(Trillium)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전 모델 대비 칩당 최대 컴퓨팅 성능이 4.7배 향상됐다고 구글은 설명했다.
외신은 구글의 AI 검색 엔진이 웹사이트 이용 경험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AI 챗봇이 이용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 내놓으면서, 다른 웹사이트로 안내하는 링크는 주목도가 밀릴 것”이라며 “이는 웹의 기반을 흔드는 변화이며, 방문자 트래픽에 의존하던 창작·출판업자 수백만 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용자의 데이터에 대한 AI의 접촉 범위가 넓어지면서 보안 관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IT 매체 테크레이더는 “AI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이용자의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외부로 전송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온디바이스 AI 기기보다 잠재적인 보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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