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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4일 추가 입장문을 낸 것은 네이버 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혀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네이버는 내부 직원들의 반발과 ‘지분 매각=친일 기업’이라는 프레임 속에 어느 하나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동시에 일본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헐값에 지분을 매각할 위기에 처했다. 이에 정부가 먼저 나서 네이버가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을 벌어주는 한편 일본 정부의 압박에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일본 정부가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재발 방지책 제출 기한인 7월 1일까지는 지분 매각안을 제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어떻게 하면 개인정보를 강화할 수 있는지와 같은 방지책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이날 대통령실과 함께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일본 정부의 네이버 조사 요구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일본 개인정보위 실무자는 한국 개인정보위 실무자에게 e메일을 보내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네이버를 조사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고학수 개인정보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라인야후 사태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큰 만큼 다른 부처와 조율하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답변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문의에 대한) 답은 아직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이어 “(라인야후 사태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보니 아예 일본 정부의 문의에 답변을 하지 않거나 모호하게 하는 방식, 굉장히 상세하게 하는 방식 등 가능성은 다양하다”면서 “일본 개인정보위가 공식 서한을 보내 요청했다면 법적으로 상세히 검토했겠지만 실무자 차원의 e메일 문의라 답변에 따라 과도한 반응(오버 리액션)으로 비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네이버의 지분 매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양국 정부의 개입으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우선 네이버의 경우 지분 매각에 반대하는 직원들의 합의를 이끄는 동시에 ‘지분 매각=친일 기업’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동시에 일본 정부의 압박에 타당한 답변을 하는 것과 함께 글로벌 사업에 대한 지배력을 가져오는 것도 필요하다. 소프트뱅크는 연이은 투자 실패로 현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적절한 가격에 네이버의 지분을 사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회사 모두 라인에 글로벌 사업의 성패가 달린 만큼 따질 것이 많다. 특히 지분을 판다고 가정하더라도 ‘적정가격’을 맞추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앞서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달 9일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와의 지분 협상은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며 “7월 1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정부의 네이버 엄호가 지속되는 가운데 라인야후의 한국 법인인 라인플러스는 이날 임직원 설명회를 열고 직원 달래기에 나섰다. 네이버가 지분 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라인야후의 경영권이 소프트뱅크로 완전히 넘어가면 한국 법인의 사업 방향성과 임직원 고용 보장 등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진화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라인플러스의 직원 수는 약 1700명으로 라인스튜디오와 라인게임즈 등 다른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2500명이 넘는다.
네이버가 보유 중인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하고 대통령실이 일본 정부의 매각 압박이 있을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본 정부는 행정지도의 목표는 개인정보 보호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은 메신저앱 ‘라인’ 운영사인 라인야후에 행정지도를 한 것과 관련해 “(네이버에 의한) 지배적 자본관계도 포함해 과제가 있다고 인식한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마쓰모토 총무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총무성 행정지도가 (정보 유출) 재발 방지와 적절한 보안 거버넌스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행정지도 목적에 대해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확실히 보호하는 체제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쓰모토 총무상 발언을 두고 교도통신은 라인야후 경영권 문제에 대한 한국 측 우려를 부정하려 했다고 해설했다. 이어 “마쓰모토 총무상 발언은 (라인야후 사태가) 외교 문제로 발전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도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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