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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독도 방문까지 번진 라인 매각 사태, 네이버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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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3일 독도를 찾아 윤석열 정부의 대일 정책을 비판했다. ⓒ조국 대표 SNS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3일 독도를 찾아 윤석열 정부의 대일 정책을 비판했다. ⓒ조국 대표 SNS

라인매각 사태가 정치 현안의 핵으로 부상했다. 정치권은 공방을 이어가고 있고 정부도 뒤늦게 ‘적극 대응’ 기조를 밝혔다. 침묵을 지켜온 네이버는 매각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발단은 일본 총무성의 두 차례 행정지도다. 지난해 11월 라인의 이용자 정보를 관리하는 네이버 클라우드가 해킹당하자 일본 총무성은 행정지도를 통해 “정보 유출의 온상이 된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공통 시스템을 조기에 분리하고 자본 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라인야후의 지주회사는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50%씩 출자하고 있다. 미국에서 틱톡에 유사한 조치를 하긴 했으나 한국과 일본은 적대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례적 행정지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네이버 지분 매입을 공식화했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소프트뱅크 결산 발표 기자회견에서 “지분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현 시점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라인야후는 이사회를 열고 라인 서비스를 만든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제품책임자(CPO)의 사내이사 퇴임 안건을 의결했다. 라인야후 이사회 구성원 중 유일한 한국인 이사가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라인야후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된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정치권에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대일굴욕외교’로 규정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SNS에 “이토 히로부미:조선 영토 침탈, 이토 히로부미 손자:대한민국 사이버 영토 라인 침탈, 조선 대한민국 정부:멍~”이라고 비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13일 독도를 방문해 “역대 최악의 친일 정권, 매국 정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즉각적인 국회 상임위 개최 등을 촉구하고 있다.

‘대일굴욕외교’를 부각한 건 아니지만 여권에서도 정부 비판이 잇따랐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9일 SNS에 “정부의 대응이 한심하다”며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한마디 말이 없고, 과학기술부가 ‘네이버의 의사결정을 보장하기 위해 네이버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우리 정부가 손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선 “라인야후 사태를 빌미로 반일 공세에 나서는 것은 국익에 반하는 것”이라며 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부가 늑장 대응을 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논란이 알려진 초기에만 해도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분명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네이버와 소통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만 냈다. 정치적 논란이 커지자 과기정통부는 뒤늦게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지난 10일 강도현 제2차관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네이버를 포함해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 해외 투자와 관련해 어떠한 불이익도, 불이익 처분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은 야권은 물론 보수언론에서도 제기됐다. 조선일보는 지난 13일 <日 정부의 네이버 압박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나> 사설에서 정부를 향해 “늦어도 너무 늦었다. 일본 정부가 개인정보 해킹 사건을 빌미로 지난 3월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행정지도를 내렸을 때부터 정부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어야 했지만 방치하다 사태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외교부가 일본 정부의 입장이 국내 언론에 보도되도록 일본 정부와 국내 언론의 가교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13일 조선일보 사설.
▲13일 조선일보 사설.

침묵을 지켜온 네이버는 지난 10일 첫 공식 입장을 내고 “회사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회사 자원의 활용과 투자에 대한 전략적 고민과 검토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분 매각’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네이버는 14일 오는 7월 제출할 일본 총무성 행정지도에 따른 조치 보고서에 라인 매각 내용이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장기적으로 지분매각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권의 갑론을박과 별개로 네이버는 ‘기업 이익’ 입장에서 지분 매각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라인 지분을 팔아서 뭘 하겠다는 단계 정도로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지금은 7월1일까지 소프트뱅크에 어떤 입장을 전해줄지 고민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네이버 입장에선 지분을 유지했을 때와 매각했을 때 얻게 되는 실익을 비교한 끝에 지분 매각 여부와 구체적 비율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라인 메신저의 수익성이 크지 않았던 점과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합작할 당시 노렸던 일본 검색시장 진출 등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점도 매각의 이유로 꼽힌다.

네이버 의지와는 별개로 정부가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위정현 ‘IT 공정과 정의를 위한 시민연대’ 준비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묵과한다면 향후 한국 기업이 서비스하는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심각한 위기의식 하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네이버의 지분 매각이 국내 IT업계의 노하우와 기술 이전으로 이어질 우려와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검토해야 한다. 네이버 노동조합은 지난 13일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에 반대한다”며 “라인 계열 구성원과 이들이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며, 이들을 보호하는 최선의 선택은 지분 매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는 “50%의 지분 중 일부라도 소프트뱅크에 넘어가게 된다면 2500여명의 대한민국 노동자인 라인 구성원들이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소속으로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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