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사비 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요 건자재에 대한 수급 안정화와 품질 제고 방안을 검토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14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를 위한 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시멘트, 레미콘, 골재, 철강 등 주요 건설자재업계와 건설경기 회복 및 자잿값 안정화 등을 논의했다.
박상우 장관은 “지난해부터 고물가,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석탄 등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며 건설자잿값도 상승했다”며 “건설업계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자잿값, 공사비 상승은 업계의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말문을 열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건설경기 둔화로 인해 공사수요와 자재수요가 동반 감소하고 있다. 반면 대내외 시장 상황이 맞물리면서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생기며 공사비는 대폭 올랐다. 공사비는 자잿값과 노무비, 경비 등으로 구성되는데 자잿값이 전체의 30~40%가량을 차지한다.
시멘트의 경우 주요 원자재인 유연탄 가격과 전기요금 인상, 공장 내 친환경설비 설치 비용 등으로 최근 3년간 42.1% 급등했다. 시멘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레미콘 가격도 같은 기준 32% 상승했다. 공급원이 부족해지면서 골잿값은 지난 3년간 36.5% 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건설수주가 1년 전 대비 20% 줄고, 건설투자 전망도 하락세가 예상되는 만큼 건설업황 개선을 위해선 자잿값, 공사비 급등 문제를 바로잡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선 건자재 수급 안정화 및 품질제고를 위한 업계의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이광영 한국철강협회 본부장은 “철근 수요 감소로 현재는 철강업계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면서도 “국내 철강업계가 생존해야 향후 철강수요가 급등했을 때 필요한 만큼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다. 수입 자재 품질 기준을 엄격히 해달라”고 말했다.
배판술 한국시멘트협회 전무는 “전체적으로 지난해 시멘트 수급이 안정화됐지만, 올 1분기에는 건설경기 침체로 출하가 13% 줄며 경영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경 규제 완화 및 철도운송 지원 확대 등을 건의했다.
배조웅 레미콘협동조합연합회장은 “레미콘 원자재인 시멘트 품질 검사를 해야 한다”며 “시멘트 염화물 기준을 마련하고 양질의 골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국토부에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골재업계는 바다골재 등을 비롯한 골재 채취량을 늘리고 채취 절차를 간소화해 공급 가격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석 삼표산업 대표는 이를 위해 ‘콘크리트 품질강화 태스크포스(TF)’를 재가동하고, 불량자재 유통 및 사용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불량골재 생산을 막고 안정적인 품질의 골재를 생산하기 위해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토석의 암석, 토사의 분리배출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콘크리트 품질에 대한 이야기가 지난해부터 계속 나오고 있다. 불량 레미콘, 골재 유통 점검 등 국토부 특사경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콘크리트 단위수량 시험 의무화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콘크리트 단위수량 시험은 불량 레미콘 반입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인데 1년 반 동안 규제 심사 중이라는 이유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업계 현안을 듣고 “현 상황에선 자재 수급 문제가 없지만, 건설 경기가 상승하면 골재 부분에서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단 점을 확인했다”며 “건설업계와 자재업계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재 가격이 안정화돼 공사 현장에 원활하게 공급되고 이를 통해 건설경기를 촉진해 자재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수요와 공급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골재, 시멘트 등 주요 자재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수급을 위해 공급원을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단 방침이다. 관계부처와 자재업계, 건설업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자재 수급 불안이 없도록 정보 공유도 활발하게 추진하겠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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