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매출효자였던 리니지 지식재산권(IP) 사업 부진에 고전하던 엔씨소프트가 경영효율화로 군살을 덜어내는 한편 주주환원은 강화한다. 증권가도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가운데 주가도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날보다 1만원(4.76%) 오른 2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주환원 강화 및 경영효율화 계획을 발표한 컨퍼런스콜 전날인 9일 종가와 비교하면 3거래일 동안 19.24% 급등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10일 오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1분기 잠정 영엽이익은 전분기 대비 567.6% 증가한 257억원이다. 당기순이익도 전기 대비 126.8% 증가한 571억을 기록했다.
전기 대비 급성장을 이뤘지만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여전히 영업이익은 68.5%, 당기순이익은 50% 낮은 상황이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매출 효자로 불린 리니지 IP 수입 하락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적이 급감한 상황이었다. 올해 1분기에는 4분기 대비해서 실적 성장을 이뤘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낮은 수준인 것.
이에 엔씨소프트는 비용통제 등 경영효율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앞으로 부동산 보유 자산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올해 안에 삼성동 타워를 매각해 신사옥 건축비용을 충당할 것”이라며 “필요시 현재 쓰고 있는 판교 R&D(연구개발) 센터도 자산 유동화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월 중 권고사직을 단행하고, 분사를 통해 본사 인원을 올해말까지 4000명대 중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엔씨소프트의 직원수는 5023명이다.
경영효율화로 몸집은 줄이지만 주주환원은 늘린다.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향후 전체 지분 대비 10% 이상 자사주 보유시 초과분을 소각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박 대표는 “현재 주가가 청산가치(순자산가치)에 근접할 정도로 과대하게 하락해 100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라며 “내년 주주환원 정책 재검토 후 10%를 초과하는 자사주를 확보하면 소각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컨퍼런스콜이 진행된 지난 10일 기준 엔씨소프트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7배였다.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와 같아지는 PBR 1배에 근접한 상황이라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비중은 7.5%로, 매입이 끝나면 자사주 지분은 9.9%가 될 전망이다. 자사주는 향후 M&A(인수합병) 재원으로 활용하고, 일정기간 M&A가 이뤄지지 않으면 단계적 소각절차에 들어간다.
증권가에서도 엔씨소프트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컨퍼런스콜 이후 7개 증권사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이들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평균 목표주가는 25만1428원으로 이날 종가대비 15% 가까이 상승여력이 남아 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작의 제한적 매출 기여 및 일회성 인건비 발생으로 실적 개선은 어렵다”면서도 “사측의 비용 통제의지, 자산 유동화, 자사주 매입 등을 고려시 주가 하방이 막혀 있어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SK증권은 해당 보고서에서 엔씨소프트 목표가를 기존 23만원에서 30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도 “리니지 모바일 3종의 매출 감소세가 점차 안정화돼 가는 양상”이라며 “올해 경영 효율화로 이익의 하방을 확보하고 내년 대형 신작 프로젝트 예정으로 영업익 추정치가 상향돼 목표주가를 기존 19만원에서 27만원으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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