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안 되는 팀은 뭘 해도 안 되는가 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야기다.
맨유는 올 시즌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리그 성적은 8위. 올 시즌 단 한 번도 우승 경쟁에 뛰어들지 못했다. 리그컵은 조기 탈락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조 꼴찌 탈락 수모를 겪었다. 선수단은 각종 논란에 휩싸였고, 에릭 텐 하흐 감독은 경질설이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런데 최악의 성적보다 더욱 큰 굴욕을 당했다. 바로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다. 지난 13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아스널과 경기. 맨유는 0-1로 패배했다. 더욱 가슴이 아픈건 맨체스터의 하늘이 열린 것이다. 이날 많은 비가 쏟아졌고, 올드 트래포드는 물바다가 됐다. 관중석에 물이 쏟아졌다. 맨유는 급하게 지붕 수리 작업에 나섰다. 참담한 맨유다.
영국의 ’더선’을 포함해 많은 언론들이 물바다가 된 올드 트래포드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아스널에 패배하는 동안 맨유 관중석은 물에 잠겼다. 급하게 지붕 수리 작업을 했다. 올드 트래포드에 폭포가 등장했다. 낙후된 올드 트래포드의 상태가 문제가 됐다. 아스널 팬들은 경기장 지붕이 새는 것을 조롱하며 비웃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올드 트래포드의 문제는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부터 본격화됐다. 맨체스터의 하늘이 열리면서, 물이 경기장 관중석으로 새어 나갔고, 축축한 모든 상황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또 원정 라커룸 천장 일부에서 물이 떨어지는 모습도 공개됐다”고 덧붙였다.
축구 팬들은 ”올드 트래포드가 무너지고 있다. 이건 정말 위험한 상황이다. 선수나 팬들의 안전을 무시하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곳에서 경기를 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법을 어긴 것”이라며 분노했다.
예고된 참사였다. 때문에 이미 맨유는 올드 트래포드와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는 영국과 EPL을 상징하는 구장이다. 1910년 개장해 올해로 114년을 함께 하고 있다. 7만 4000석 규모로 EPL 클럽 중 최대 규모고, 영국 전체로 따지면 9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 이은 2위다.
아름답고 위대한 역사와 전통을 품고 있는 구장이지만, 너무 오래됐다. 114년이다. 시설과 장비 등이 낙후된 것을 피할 수 없었다.맨유의 새로운 수장 짐 래트클리프. 그는 맨유의 낙후된 인프라를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경기장을 포함해 훈련장 등 모든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거짓 공약이 아니었다. 래트클리프는 이 공약의 시작을 알렸다. 아직 경기장의 증축, 리모델링, 새 구장 건설 등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확실한 건 9만명 이상의 규모다. 웸블리와 함께 영국 최대 구장이 되는 것이고, 영국 남쪽에 있는 웸블리와 견줄 수 있는 ‘북쪽의 웸블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5년 내에 완료하는 게 목표다.
맨유와 EPL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기 위해 맨유는 ‘올드 트래포드 재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최근 첫 회의를 시작했다. 위원장은 세바스찬 코다. 2012 런던올림픽 조직위원장이자 국제육상경기연맹 회장이다. 또 TF에는 앤디 번햄 맨체스터 시장, 맨유의 전설 게리 네빌 등이 참석했다.
[비가 새는 올드 트래포드, 지붕 수리 중인 올드 트래포드. 사진 = 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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