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케이블TV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방송부문 영업이익이 2018년 2334억원에서 2022년 192억원으로 92%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이에 따라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13일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 ‘2023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MSO의 방송 부문 영업이익률은 2018년 12.6%, 2019년 11.1%, 2020년 5%, 2021년 2.5%, 2022년 1.2%로 지난 5년간 누적 11.4%p(포인트) 하락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국내 케이블TV는 사실상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다. 이들 MSO 중 A사의 경우 2023년 영업이익이 전년 113억원에서 50억원으로 55.6% 축소됐다. B사는 2022년 방송사업 부문 영업이익률이 –3.5%로 적자였다. C사는 같은 기간 12.8%에서 7.8%로 5%p 하락한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케이블TV는 지역 단위 허가사업자다. IPTV(인터넷TV),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경쟁 사업자 대비 규제가 많고, 30여년 전 부여받은 지역채널 운용 의무로 투자비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유입 재원이 감소하면서 미디어 생태계 속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케이블TV가 지상파, 종편·일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에 지급하는 총 콘텐츠 사용 규모는 2022년 기준 5336억원으로 총 수신료 매출의 86.8%에 달한다.
여기에 최근 수익 감소세를 고려하면 방송 매출과 영업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케이블 산업이 존폐 위기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상파 채널의 경우 시청률이 하락세여서 인접 홈쇼핑채널의 매출 하락과 홈쇼핑 사업자가 케이블TV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채널에 대한 평가나 재송신료 지급에 대한 기준 없이 유료방송 생태계를 파괴할 수준의 재송신료 인상 지급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며 “케이블TV의 경영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블TV업계는 ‘비상경영’을 선포해 위기를 함께 풀어나갈 방침이다. 케이블TV방송협회를 주축으로 ‘비상경영대책회의체’를 구성하고, 업계를 되살릴 방안 모색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째 가입자 감소에 실적 악화까지 겹쳐 생존을 논할 만큼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며 “비상경영대책회의를 통해 SO가 머리를 맞대고 업계를 되살릴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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