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7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E)’를 이르면 2026년 개발 완료한다. 엔비디아 등 고객사의 HBM 수요 급증으로 과거 2년이 걸리던 차세대 D램 개발 기간이 1년 수준으로 단축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막대한 대역폭(시간 당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 양)으로 꿈의 인공지능(AI) 메모리로 여겨지는 HBM4E 관련 로드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귀욱 SK하이닉스 TL은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국제메모리워크숍(IMW 2024) 행사에서 이러한 로드맵을 공개하며 “HBM D램은 그동안 2년 주기로 제품을 개발했는데, 최근 기술 발전으로 이 주기가 1년가량 빨라졌다”고 밝혔다.
2014년 첫 제품 출시 후 2년 주기로 세대를 바꿨던 1~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와 달리 6세대(HBM4)와 7세대(HBM4E)는 각각 2025년과 2026년 기술 개발이 완료될 것이란 예측이다.
SK하이닉스가 HBM4E 개발 로드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구체적인 성능은 미정이다. 김 TL은 HBM4은 HBM3E와 비교해 △대역폭은 1.4배 △집적도는 1.3배 △전력효율은 30%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HBM4에 적용하는 적층 기술은 칩과 칩을 바로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본딩’보다 액체 보호제를 활용하는 기존 ‘MR-MUF’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김 TL은 “하이브리드 본딩을 HBM 양산 공정에 적용하기에는 수율 문제가 있다”고 관련 이유를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HBM 개발 기간을 앞당기면서 삼성전자·마이크론 등 경쟁사의 차세대 HBM D램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HBM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HBM3E는 기존 HBM 개발을 맡던 ‘D램 설계팀’이, HBM4는 최근 신설한 ‘HBM 개발팀’이 전담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행사에서 차세대 메모리 구현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채널 소재 ‘이그조(IGZO)’에 관해 설명했다.
하대원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사업부 마스터는 기조강연을 통해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구현하기 위해 10㎚ 이하 D램 양산에는 이그조 채널 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그조 채널 소재를 활용하면 셀을 수직으로 쌓아올려 데이터 처리용량을 기존 D램 대비 3배 이상 확대한 ‘3D D램’ 상용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