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장인’ 장기용의 로맨스에 시동이 걸렸다.
장기용은 JTBC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 행복과 불행이 뒤섞인 시간들을 끊임없이 오가며 혼돈의 중심에 놓인 복귀주를 완벽하게 그려내고 있다.
11일 방송된 3회 속 장기용은 13년 전, 딸 이나(박소이 분)가 태어난 날 자신과 근무를 바꿔준 소방관 동료 정반장(박정표 분)에게 “고맙다”며 뛰어올라 안고 볼에 뽀뽀를 하는 등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현재의 귀주와는 반대로 발랄하고 생기 넘쳤다. 그는 딸을 품에 안고 지금의 행복한 시간으로 몇 번이고 돌아오겠다며 따뜻한 웃음을 지어 더없이 행복한 귀주의 시간을 표현했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도 잠시, 이내 귀주에겐 비극이 닥쳤다. 귀주가 이나를 안고 행복해하던 그때, 정반장이 근처 고등학교 화재 현장에서 학생들을 구하다 죽음을 맞은 것. 귀주는 깊은 죄책감에 빠져 이나가 태어났던 그 시간으로 계속해서 돌아가 정반장을 구하기 위해 달리는 걸 반복했지만 자기 능력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수없이 타임슬립을 하면서 화재 현장으로 뛰고 또 뛰는 장기용의 표정은 갈수록 어두워졌다. 그는 ‘살릴 수 있을까’의 기대로 시작해 ‘살려야 해’라는 간절함에 이어, 결국 아무도 구하지 못하게 되자 실망과 좌절에 휩싸여 어느새 텅 빈 눈동자와 초췌한 모습만 남은 현재의 귀주가 되었다. 장기용은 무너져가는 귀주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데 더해 보는 이들이 그 인물의 감정에 동화되게 했다.
한편 귀주와 다해(천우희 분)의 본격 로맨스 조짐은 일말의 희망을 안겼다. 어둡기만 했던 귀주가 다해를 바라보며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한 것. 장기용은 옷 스타일링으로 가장 큰 변화를 줬다. 검은색 후드티, 맨투맨처럼 후줄근한 옷차림만 하던 그는 다해를 만날 땐 밝은 회색 니트, 하늘색 셔츠를 입는가 하면 찜질복 차림으로도 등장해 귀주의 감정 변화를 의상에도 반영하며 인물을 더욱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그는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다해를 쫓아 스파에 찾아가거나 찜질방에 따라가면서 점점 빠져드는 모습으로 흥미를 더하기도 했다. 귀주는 과거로 돌아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할 뻔한 다해를 구한 후 의미 있게 능력을 쓴 자신에게 놀라고, 다해와 연관된 초능력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가족이 없는 다해가 응급실에 실려가자 보호자를 자처하기도 하는 등 유의미한 변화들로 다시 그의 밝았던 과거 모습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하게 했다.
또 장기용은 4회 방송에서 혼인 신고서를 들이민 다해를 향해 “순서가 잘못됐다. 사랑이 먼저 아닌가? 우리가 정말 사랑하게 되는지, 한번 봅시다”라는 말과 함께 박력 있게 입 맞추며 짜릿한 엔딩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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