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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코리아] ① ‘선택’ 아닌 ‘필수’ 된 이민 사회…팬데믹 극복한 경제 성장 원동력

이투데이 조회수  

미국, 이민자 급증에 잠재성장률 0.3%p↑
노동시장 성장 절반은 외국인 덕분
장기적 효과도 톡톡…GDP 성장 기여
“韓, 이민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 가능”


정치적 도전인가, 경제적 축복인가

주히 다완 웰링턴매니지먼트 글로벌 거시경제 분석가는 미국의 이민자 급증 현상을 두고 이처럼 말했다. 이민은 미국 대선판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만큼 뜨거운 이슈다. 이민자 급증에 따른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인지 과장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민자 유입이 미국 경제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등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대유행 이후 대폭 늘어난 이민자 유입을 꼽았다. 이민 급증이 출산율 하락 속에서도 노동인구를 늘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는 데 기여하고, 경제 성장과 재정 확대를 뒷받침했다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이 사실 하나만으로 미국의 경기침체 위험이 제거됐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민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근 몇 년간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도 실업률 급등을 억제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등 ‘연착륙’을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연준 당국자들도 이민자들이 노동시장의 경색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구체적인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에서 작년과 올해 급증한 이민자 유입에 따라 올해 잠재성장률이 0.3%포인트(p) 상승한 2.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정책연구소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간 미국 노동시장의 놀라운 성장의 약 50%가 외국 출생 근로자에게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민의 경제적 효과는 단기에 그치지 않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향후 10년간 미국 경제가 이민자 유입이 없을 때보다 7조 달러(약 9696조4000억 원)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에서 취업자 가운데 이민자 비율이 1%포인트(p) 오르면 5년 후 국내총생산(GDP)이 거의 1%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특히 IMF는 이민자 증가로 생산성이 향상될 경우 현지 출생 근로자의 평균 소득도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짚었다.

다완 분석가는 “장기적으로 이민자 유입을 통한 노동력 확대는 사회보장, 미국의 공공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가 파산에 직면하는 날짜를 늦추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만약 미국 정부가 적극적인 이민 제한과 서류 미비 노동자 추방을 추진할 경우 갑작스러운 노동 공급 축소 충격이 발생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도 이민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극심한 출산율 저하 속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세를 상쇄할 가장 쉬운 방법이 해외 노동력 수입이기 때문이다.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합계출산율(지난해 0.72명)을 듣고 머리를 감싸 쥔 채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다”고 말한 것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출산율 추정치는 0.68명으로 이보다 더 낮아졌다. 이대로라면 일손 부족을 넘어 국가 존속 위기다. 정부는 출산율 재고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수치는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1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크레머 시카고대학 교수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 해결책으로 이민정책을 제안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더 많은 이주 노동자를 받아들이면 한국이 저출산·고령화 등 고질적인 인구통계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더 많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민 정책은 경제활동 인구 확충으로 이어져 경제적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및 세수 확대 또한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자 급증 시 나타나는 사회 분열 등 부작용에 대해서는 “범죄, 문화변화 우려를 줄이면서도 저출산을 해결하는 데 도움 될 수 있다는 점은 홍콩, 싱가포르, 이스라엘, 중동 사례를 통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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