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 영향으로 국내 건설사의 대외 경영 환경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대우건설을 이끄는 정원주 회장이 해외에서 동분서주하며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건설 디벨로퍼를 목표로 해외 사업 역량 강화를 통해 건설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복안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지난달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아프리카 르완다 방문에 기업 대표단으로 동행했다. 이번 방문은 르완다를 교두보로 아프리카 건설·인프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정원주 회장은 앞서 지난 2월에도 인도를 방문해 댐무 라비 인도 외교부 경제차관, 국영 수력발전공사(NHPC) 경영진 등을 만나 사업협력을 논의하는 한편, 뭄바이, 뉴델리 등 현지 개발사업 현장과 사업확대를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
지난해 6월 대우건설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정 회장은 해외에서 성장 해답 찾기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0여개국을 직접 방문해 해외 부동산 시장을 점검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북미 지역 뿐 아니라 나이지리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지역에서 네트워크 확장에 나섰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 시장에서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디벨로퍼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며 해외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대우건설은 정 회장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 의지에 따라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북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3곳의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도시개발사업에 나선다. 베트남에서 성공적으로 전개한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북미에서는 2022년 미국 부동산 개발 사업 추진을 위한 현지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작년에는 이지스자산운용과 미국 등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 건설 시장에 집중해 약화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대우건설은 건설 경기 침체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2조4873억원, 영업이익은 35% 줄어든 1148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대우건설은 해외 건설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공공지원단을 신설하고, 해외사업단을 CEO 직속 편제로 조정하는 등 대규모 인사개편을 진행했다. 투르크메니스탄 비료 공장을 비롯해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라크 해군기지 사업 △리비아 인프라 복구 등이 올해 대우건설이 수주를 노리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 사업들이다.
국내에서는 핵심사업인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수주 다변화를 추진한다.
도시정비사업에서는 사업성이 확보되는 단지를 중심으로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말 서초구 신반포16차 재건축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신반포16차는 한강변·올림픽대로와 맞닿아 있어 강남권에서도 손꼽히는 재건축 단지다.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도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해당 사업은 총 공사비가 7000억원을 넘어 올해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불린다.
이와 함께 민간 사업의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사업 분야 수주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대우건설은 1분기 주택·건축부문에서 △성남 수진1구역 재개발(7793억워) △서울 대방동군부지 민간참여 공공주택(1530억원) 등 공공사업을 수주했고, 비주택부문에서는 △인천 초저온 물류센터(4482억원), △공주 천연가스발전소 주기기/부속설비(2091억원) 등을 신규 수주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 체코 신규 원전 사업 등 수익성 높은 해외 플랜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리비아 재건시장, 이라크 항만 추가 공사 등 기존의 거점 시장에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며 “해외 사업 확대 및 국내 수주 다각화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