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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서 태국 과자 빼앗긴 까닭은

비즈워치 조회수  

/ 그래픽=비즈워치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해외여행에서 기념품으로 먹는 가공품 많이들 사오실텐데요. 해외에서 구매한 돼지고기맛 크래커도 국내 검역기관에 신고한 후 들여와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얼마 전 태국에 다녀왔습니다. 귀국길 위탁수하물로 부친 캐리어를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검역탐지견이 옆사람의 쇼핑백에 멈춰선 후 킁킁대더라고요. 그 쇼핑백에는 태국의 유명 쌀 과자가 담겨 있었습니다. 결국 그 쇼핑백엔 검역 필요 자물쇠가 걸렸습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쇼핑백에 과자밖에 없었는데 왜 걸렸을까?’하고 말이죠. 알아보니 돼지고기가 첨가된 과자도 검역신고가 필요했습니다. 여러분은 알고 계셨나요? 무심코 사온 과자 때문에 수백만원의 과태료를 내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이번 [생활의 발견]에서는 수출입 검역 대상 제품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말린 망고는 되고 육포는 안되는 이유

해외에서 구매한 소시지, 육포 등 축산물과 생과일, 열매채소 등은 국내로 휴대반입할 수 없습니다. 국내에 동물, 식물, 수산물, 축산물, 식품 등을 들여오기 위해선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검역을 받아야 합니다. 검역은 가축전염병 예방법, 식물방역법, 수산생물질병 관리법,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등 법에 따른 것입니다.

수입 가능한 축산물과 식물이더라도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하지 않고 국내 반입할 경우 ‘불법’이기 때문에,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말린 망고(왼쪽)와 육포 / 사진=아이클릭아트

주목할 점은 축산물이냐 식물이냐에 따라 반입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는 점인데요. 예를 들어 동남아 국가 여행 후 말린 망고와 육포를 기념품으로 사왔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말린 망고와 망고 과자는 신고하지 않아도 반입 가능합니다. 하지만 말린 고기인 ‘육포’는 휴대반입 할 수 없습니다. 면세점에서 산 육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말린 망고의 경우 검역 대상이 아닙니다. 식물검사 제외 가공품에 해당하기 때문인데요. 말린 망고는 ‘병해충이 서식할 수 없을 정도로 식물을 가공한 것’에 해당합니다. 90℃ 이상 온도에서 5분 이상 찌거나 데친 음식이거나 냉동 처리하거나 건조하는 등의 가공을 거친 경우 이에 해당합니다.

이외에도 수입 식물검역 제외 가공품 기준에는 △화학약품·소금·설탕·기름·그 밖에 방부 효과가 있는 물질로 방부 처리된 것 △병해충을 죽여 없앤 것이자 병해충이 다시 침입할 수 없도록 포장한 것 등이 있습니다.

반면 육포는 검역 의무 대상입니다. 전염성질병이 퍼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는 육포(말린 고기)에서 300일, 냉동육에서는 1000일이나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육포 등 축산물류는 압류 후 소각, 매몰됩니다. 위에서 언급된 돼지고기가 포함된 쌀 과자 역시 혹시 모를 전염병 위험을 고려해 검역 대상이 된 것일 겁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해외반입금지 물품 / 사진=아이클릭아트

불법 반입 시 과태료는 5년 전만 해도 최대 100만원이었습니다. 현행 최대 1000만원까지 올라간 이유는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데도 축산물 불법반입이 줄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지난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햄·소시지·육포 같은 휴대축산물 불법반입 적발된 건수가 늘자, 과태료를 대폭 상향키로 한 겁니다.

현재 ASF 발생 국가에서 제조·생산된 돼지고기나 그 가공품을 불법반입하는 경우 1회 적발 시 500만원, 2회는 750만원, 3회 이상은 1000만원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비발생국에서 가져왔더라도 미신고 반입 1회 적발 시 100만원, 2회는 300만원, 3회 이상은 5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해외로 라면 들고 오면 ‘벌금’

반대로 국내에서 해외로 국내 축산물 등을 반입해 벌금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외국가 역시 자국으로의 동물전염병이 유입·전파되지 않도록 차단하고 있는데요. 해외로 육류가 들어간 식품인 ‘라면’을 들고 갔다가 공항에서 빼앗겼다는 후기가 들리는 이유입니다.

유럽 여행에서 라면 및 육포를 기내에 반입하면 개당 벌금 최대 약 60유로(약 8만8300원)가 부과된다고 합니다. 미국도 동물성 식품, 건어물 등 식료품 반입 규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라면 제조사들은 수출용 라면을 별도 생산하거나 해외 현지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죠.

전자담배 금지표시 / 사진=아이클릭아트

동남아 여행도 많이 가실텐데요. 태국 여행 시엔 전자담배는 잠시 잊으시는 걸 권장합니다. 태국은 전자담배의 수입과 판매, 제공,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태국에서 전자담배를 소지하거나 흡연 적발 시 5~10년의 징역 및 50만 바트(한화 약 1858만원)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태국 여행 후 입국 시에도 반입 유의사항이 있습니다. 식약처에서 오·남용 우려의 약품으로 지정된 발기부전치료제는 여행자의 자가치료 목적이라 하더라도 신고없이 밀반입하려다 적발 시 관세법에 따라 처벌됩니다. 발기부전치료제는 국내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품목이기 때문입니다. 또 대마가 함유된 식품을 우리나라 국민이 섭취, 구매·반입하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됩니다.

지금까지 해외여행 시 반입금지 물품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정부는 해외여행객의 휴대품 검색강화를 위해 인천공항에 검역 탐지견을 적극 투입하고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행복한 여행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반입금지 물품을 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비즈워치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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