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향후 실적반등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미섭 허선호 각자 대표이사체제에서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수익 모델 다각화를 통해 본격적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증권사 리포트를 종합하면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경쟁사들과 비교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인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 1647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30.4% 줄었다.
현재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증권사는 한국금융지주(3404억 원), 키움증권(2454억 원), NH투자증권(2254억 원), KB증권(1993억 원) 등으로 이들은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냈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위탁매매 등 개인금융부문에서는 양호한 수익을 냈으나 기업금융(IB)부문에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또다시 발목을 잡힌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80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6.8% 증가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국내증시 거래량이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기업금융 관련 수수료는 445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8.8% 감소했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투자자산에 대한 손상충당금 약 600억 원이 반영되며 지난해 시작된 국내외 부동산시장 충격의 여파도 이어졌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이 향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산 손상충당금 규모가 지난해 4분기 2940억 원 규모에서 600억 원대로 크게 감소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하락하면서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됐다. 금리인하로 IB 관련 수익성이 반등할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본격적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경쟁 대형 증권사 대비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국내 부동산 익스포저가 적다는 점에서 2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수 있다”며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확인된다면 실적 반등 동력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실적은 지난해 말 김미섭 허선호 각자대표체제가 출범한 뒤 미래에셋증권이 받아든 사실상 첫 성적표다.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표일 수 있으나 동시에 실적 반등의 계기도 마련한 만큼 향후 해외사업 확대 등 사업 다각화에 힘을 더욱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3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해외주식 위탁매매 잔고가 26조8천억 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주식 이벤트 등을 실시하면서 인기가 높아진 것인데 향후에도 해외주식 확대 전략을 추진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 테마를 중심으로 미국증시 열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법인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인도를 해외 중점 기지로 삼으려하고 있다.
인도 쉐어칸 증권사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연결 실적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밖에 최근 증권업계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자산관리(WM) 부문에도 힘을 주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 집행한 투자자산 관련 손실인식이 지속되는 모습은 아쉬우나 당초 우려 대비 경상 이익체력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며 “올해 예상 순이익을 6228억 원으로 기존 대비 오히려 11%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주환원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달 17일 기준으로 1050만 주 자사주 취득을 완료했으며 현재 주주환원 확대 3개년 계획에 따르면 올해 안에 이 가운데 일부 소각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배당 외 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 주주환원정책은 미래에셋증권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향후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에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전날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 발표에도 이날 큰 폭으로 올랐다.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전날보다 7.28%(550원) 오른 8100원에 장을 마쳤다. 미래에셋증권 주가가 하루에 7% 이상 오른 것은 올해 1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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