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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가입하자” vs 방산 “안된다”… 항공협정 TCA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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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입 항공기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일몰 기한 종료가 예정돼 있어 내년부터 국적 항공사들이 수백억원 규모의 추가 비용을 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항공업계는 정부가 민항기 부품에 관세 부과를 금지하는 민간항공기교역협정(TCA)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방산 업계는 TCA에 가입하면 국산 헬기 ‘수리온’의 공공 납품에 차질이 생겨 다수의 국내 부품 협력사가 피해를 보고, 향후 국산 민항기 개발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민항기 수리를 위해 국내에 수입되는 항공 부품은 관세가 100% 면제된다. 이는 지난 2001년 항공산업 육성을 위해 만든 관세법 제89조(세율불균형물품의 면세)에 따른 것이다. 항공사가 감면받은 액수는 2018년 1048억원, 2019년 1017억원, 2023년 658억원 수준이다.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KAEMS 민수정비동 내부에서 B737 항공기의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KAI 제공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KAEMS 민수정비동 내부에서 B737 항공기의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KAI 제공

정부는 2012년 보잉, 에어버스 등 주요 부품 공급업체가 속한 미국,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향후 부품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관세법 89조를 개정했고 영구 면세가 아닌 관세를 점차 축소하는 방안(일몰 기한)을 도입했다.

그러나 FTA로 관세를 면제받으려면 원산지증명서가 필요한데, 부품 업체들은 이를 따로 발급하지 않고 있다. 항공 부품은 여러 국가를 거치면서 조립되거나 추가 가공되는 경우가 많아 단계마다 원산지를 정확하게 추적하고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국회는 관세법 89조의 일몰 시기가 도래할 때마다 별도 입법을 통해 기간을 연장해 왔다.

올해는 지난 2021년 통과된 개정안의 일몰 기한이 끝난다. 별도의 조치가 없다면 올해까지 100%인 수입 부품 관세 감면율은 2025년 80%, 2026년 60%, 2027년 40%, 2028년 20%, 2029년 0% 등 순차적으로 줄어든다. 항공기는 대당 약 600만개의 부품이 들어가고 일부 부품은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항공업계는 일몰 기한마다 제기되는 관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세계무역기구(WTO)의 민간항공기교역협정(TCA)에 가입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모든 민간 항공기 부품에 관세 부과를 금지한 TCA에는 미국, EU 등 33개 국가가 가입돼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적사들은 코로나19 이후 공격적으로 기단 확장에 나서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품 관세 면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수리온 헬기의 파생형인 경찰 헬기 참수리가 도심 상공을 순찰하고 있다. /KAI 제공
수리온 헬기의 파생형인 경찰 헬기 참수리가 도심 상공을 순찰하고 있다. /KAI 제공

방산업계는 TCA에 가입하면 국산 헬기 수리온의 공공 조달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다. 현재 경찰, 해경은 국산 헬기 우선구매 정책에 따라 수리온을 외국 기종과 경쟁하지 않고 도입한다.

수리온은 경찰, 해경 등에서 국산 헬기 우선구매 정책이 적용돼 외국 기종과 경쟁 없이 도입된다. 그런데 자유 경쟁을 추구하는 TCA는 항공기를 구매·판매할 때 정부의 지시 및 유인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정부는 국산 헬기를 개발·운용할 목적으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1조3000억원을 투입해 수리온을 만들었다. 현재 체계통합을 담당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해 230여개의 협력업체가 수리온 생산에 참여한다. 방산업계는 TCA에 가입하면 KAI와 협력사 모두가 타격을 입는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 국산 항공기 개발은 군용기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향후 도심항공교통(UAM)과 민항기 등을 개발하기 위해선 TCA 가입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TCA에 가입하면 민항기 개발에 정부 지원이 금지되고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등 제약이 생긴다. 항공산업 후발주자인 한국 입장에서는 큰 틀에서 득보다 실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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