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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작은영화관, 마도면 주민들의 문화사랑방으로 [공간을 기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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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영화관 탐방기③] 화성시 작은영화관

문화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OTT로 영화와 드라마·공연까지 쉽게 접할 수 있고, 전자책 역시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디지털화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사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공간은 외면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공간이 갖는 고유한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올해 문화팀은 ‘작은’ 공연장과 영화관·서점을 중심으로 ‘공간의 기억’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지역격차 해소를 위해…주민들의 사랑 먹고 무럭무럭

화성시 작은영화관(마도면사무소 3층)은 화성시 서부지역의 영화문화 향유권 확대를 위해 시가 2022년 12월 마도문화센터에 개관한 총 150석 규모의 영화관이다. 수원역에서 버스로 약 40분 가량 거리에 위치한 이 작은영화관은 주민들의 문화생활 향유를 위해 존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는 ‘범죄도시4’가 상영되고 있어 극장이 있는 3층에는 관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상영관 2개관 총 150석(1관 75석, 2관 75석)과, 2D와 3D 입체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최신 영상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평일 오후 2시부터 밤 10시, 주말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화성시 작은영화관에 3만 9000명이 다녀갔다.

윤혜숙 관장은 처음에는 홍보 자체가 되지 않았지만 ‘범죄도시3’ ‘서울의 봄’ 등 천만 영화 신드롬에 주민들이 이곳을 찾기 시작했고,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발걸음 덕분에 영화의 회차수는 적지만, 좌석판매율은 멀티플렉스 부럽지 않을 만큼 높은 편이다.

“이곳은 화성시청이 지은 작은영화관입니다. 민간 위탁을 받아 운영 중이고요. 마도면은 화성시의 서남부권에서도 외진 곳이라 주민들의 문화 생활 격차 해소를 위해 만들어졌죠. 2019년 완공했지만 2020년 팬데믹으로 2년 동안 운영을 못했어요. 마도면에 계시는 주민들이 영화관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으니 본인들의 일처럼 속상해 하셨어요. 그러다 오픈하니 ‘여기가 잘되어야 마도면이 잘된다’면서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죠. 동네에 대한 애착과 관심이 높으신 분들이 많은데 마도면에 문화시설이 생겼으니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았어요. 사실 처음에는 2개관에 좌석수도 150개 밖에 되지 않으니 영화관이라는 인식보다는 재개봉 영화를 틀어주는 상영관이라고 생각하신 분들도 많아요. 그래서 영화표 끊지 않아도 다 구경하실 수 있도록 해드리기도 했어요. 그 분들이 입소문을 내주신 덕에 지금까지 무탈하게 운영해 올 수 있었어요.”

단순히 영화 상영 뿐 아니라 씨네브런치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씨네브런치는 작은영화관에서 평일 1회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는 프로그램으로 관객에게는 영화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커피 한 잔이 무료로 제공된다. 씨네브런치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설립한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와 한국작은영화관협회가 기획한 기획 상영으로, 시민들이 더 많은 곳에서 독립영화를 만날 수 있도록 매월 독립영화 1편을 선정해 소개한다.

“씨네브런치는 4월부터 시작했어요. 독립예술영화를 보는 고정층이 계시는 것 같아서 만들었지만, 고정층만을 위한 프로그램만은 아닌 거죠. ‘이런 영화도 있다’는 걸 알리면서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관심을 올리고 싶었어요. 한 달에 한 번 감독, 평론가를 초대해 시네마 토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 작은영화관 특성에 맞도록 초등학교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 해설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고요. 5월에 ‘막걸리가 알려줄거야’를 보고 초등학교 학생들과 선생님이 영화 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어요. 앞으로도 학교와 할 수 있는 것도 많을 것 같아요.”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관심 커질 수 있도록

작은영화관은 시에서 운영하다보니 영리보다는 공공상영관의 역할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다양성 영화는 지역민들이 생소해서 잘 보지 않겠지만 고정적으로 진행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작은 영화관에서는 이런 프로그램도 하더라’라는 주민들의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싶어요. 상업적인 이익 뿐만 아니라 문화센터 안에 있는 만큼 영상문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수익에 침해받지 않는 선에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려고 해요.”


윤혜숙 관장은 화성시 작은영화관이 마도면 주민들의 ‘문화 사랑방’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외부 환경은 문화적이지 않을지 몰라도 이 곳으로 들어왔을 땐 문화적인 공간으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해요. 멀티플렉스를 갈 때 영화를 보러 가는 거라면, 이곳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면서 영화에 대한 친밀도를 높일 수 있으니 문화적인 곳이라고 느껴주시길 바라요. 대부분 인근에 계신 분들이 오고 있어서 서로 이 곳에서 만나 안부를 묻기도 하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마도면의 문화 거점이자 주민들의 사랑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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