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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단체도 ‘라인 살리기’ 적극인데… 韓 정부는 뒷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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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을 두고 일본정부가 라인야후의 대주주인 네이버를 압박하는 가운데 한국 시민단체들이 “부당한 압력이자, 심각한 차별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작 한국 정부는 “한일관계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소극적인 대응에 그쳐 반감을 사고 있다.

라인 메신저. / 라인
라인 메신저. / 라인

우리 시민단체들은 일본정부의 네이버 압박이 가시화된 이달초를 기점으로 잇따라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네이버를 압박하는 행보는 최근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최근 라인야후는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요청하고 기술적 관계를 순차적으로 단절할 것을 요청했다.

또 이사진에서 기존 ‘라인의 아버지’로 불렸던 신중호 라인야후 대표이사 겸 최고프로덕트책임자(CPO)를 퇴출해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일본 총무성이 요구했던 라인야후의 경영 체제 재검토 요구가 ‘네이버 밀어내기’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라인 사태를 놓고 ‘한국기업에 대한 심각한 차별행위’라며 한일관계 문제로 바라보고 정부가 적극 나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과 정의를 위한 IT시민연대(준비위)는 9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무성의 소프트뱅크의 라인 지분 강화 요구는 네이버를 지배구조에서 실질적으로 밀어내기 위한 마지막 수순으로 보인다”며 “우리 정부가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준비위는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의 협박에 굴복한다면 향후 두고두고 네이버는 ‘친일기업’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국내 정부가 심각하게 이를 받아들이고, 적극 나서야할 때라고 봤다. 

준비위는 “어떻게 공산주의도 아닌 민주주의 국가에서 해외 기업 자산 매각 강요라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나”라며 “이번 행정조치는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중대한 위반행위이다. 따라서 이번 일본 정부의 조치와 소프트뱅크의 행태에 대해 우리 정부는 강력한 항의와 반대의사를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준비위는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 범정부TF를 구성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4월 30일 “일본 정부가 두 차례의 행정지도로 라인야후에 네이버 지분을 정리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과 한일 간 상호주의에 맞지 않는 전례없는 일”이라며 “한국기업에 대한 심각한 차별행위이자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라인야후를 빼앗기 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외교부는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 될 수도 있음을 명확히 알리고 법적 구속력 없는 행정지도만으로 민간 기업에 지분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을 일본 정부에 강력히 문제 제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본 대사 소환 후 항의 등 가용한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일본 정부의 부당한 행태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어기준 정보사회문화연구소장은 9일 별도 성명을 내고 “네이버가 개발해 성장시킨 라인은 한국 IT기업이 소유한 유일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지분 매각은 라인의 성장과 지속적인 수익창출을 어렵게 만드는 최악의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위기에 빠진 한국기업을 외면하는 한국기업을 외면하는 한국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는 국가의 부를 포기하는 직무유기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외교부는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의 사안”이라며 “네이버의 입장과 판단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네이버에 책임이 있다며 본질을 흐리는 모습을 보였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적극적인 대응을 안하고 있다는 지적엔 “외교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중”이라며 책임소재를 외교부에 돌리기도 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5월 8일 열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 라인 사태에 대해 “네이버의 의사결정을 최대한 보장하고자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과 투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데 최우선 가치를 두고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제로 일본 정부와 소통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을 회피했다. 이 장관은 “국가간 이해에 기업체가 껴 있어 정부가 나서야할 자리를 판단해야 할 상황이다”라고도 했다. 

실질적인 대응에 나서야할 외교부는 일본 정부에 강력한 항의를 하는 등 대응은 않고, 일본 눈치만 살피는 모습이다. 심지어 외교부는 일본 총무성을 도와 한국에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는 내용으로 서울의 한 언론사 인터뷰 섭외를 연결한 것으로 알려져 일본 정부에 굴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위정현 IT시민연대 준비위원장(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장)은 9일 온라인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이번 사태를 묵과한다면 향후 한국기업이 서비스하는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며 “우리 정부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적극 대응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IT조선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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