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시너지가 불분명해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있다. 대규모 현금이 투입되는데다가 공장 증설에 추가 지출 수요가 있어 향후 주주환원 기대도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1조7300억원을 투입해 한온시스템 지분 확보에 나선다. 기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코오토홀딩스 지분 50.5%에서 절반인 25%를 사들이고,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주를 추가로 발행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지분은 19.49%로 인수가 마무리하면 지분 50.5%를 확보해 한온시스템 최대주주로 등극할 전망이다. 한주당 평균 매입 단가는 8726원으로 이날 종가인 5700원보다 53%(3026원) 높았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 인수로 연구개발 성과를 양사가 공유하는 등 완성차(OEM) 시장에서 시너지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타이어의 폭넓은 비즈니스 거래처를 한온시스템에 공유하고 기술력 신뢰도를 서로 보완해주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한국타이어의 인수에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 원재료가 다른데다가 거래처간 물량 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이번 인수는 시너지 보다는 신사업 확장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해당 보고서에서 한국타이어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3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낮췄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완성차(OEM) 납품에서 일부 협력을 기대할 수도 있다”면서도 “타이어와 열관리 부품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져 전체적인 시너지 크기가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한국타이어의 목표주가는 기존 7만원에서 6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열 관리 시스템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로 신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OEM 분야가 실질적으로 매출의 10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는 타이어부문 중 OEM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불과해 시너지가 불분명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한국타이어의 타이어부문 매출은 전체 중 97.56%다.
이번 인수에 따라 주주환원 기대 역시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타이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 2021년 1조620억원에서 지난해 2조2438억으로 늘었다. 다만 이번 한온시스템 인수에 총 1조7300억원을 투자함에 따라 향후 상당분이 소진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그간 한국타이어에는 견조한 실적과 보유 현금에 기반한 주주환원 기대가 지속적으로 반영됐다”며 “현금소진에 따른 밸류에이션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한국타이어의 주가는 인수 사실이 공시된 지난 3일 이후 급락했다. 지난 9일 한국타이어 종가는 4만3700원으로 3일 종가 5만2700원 대비 17% 떨어졌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향후 공장 증설에 따른 추가 재원 소진이 예정된 상황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테네시 공장에 2026년까지 15억7500만 달러(1300원으로 환산 시 한화 2조475억원 규모), 헝가리 공장에 2027년까지 7589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송 연구원은 “해외 공장 증설로 지출 소요가 많은 상황에서 인수합병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당분간 주주환원 재원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향후 주주환원 계획에 대해 “최근 주주총회에서 배당을 결정한 상황이라 당장 추가적인 주주환원에 대해 답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 확대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실적에 기반해 배당규모가 설정된다”면서도 “한온시스템 편입에 따른 실적상승이 배당 확대로 이어지진 않고 한국타이어 별도 실적을 기준으로 배당이 지급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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