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방안 발표를 앞둔 가운데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 위주로 경·공매, 즉 청산을 유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부동산 PF시장에 돈이 들어간 시점에는 이미 가격이 높은 상황이었던 데다가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녹록지 않아 경·공매 중심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다음주께 부동산 PF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는다. 해당 방안에는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부동산 PF 사업장을 과감히 청산시키도록 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공매, PF구조조정 핵심 되나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 등을 제외한 국내 금융사들이 부동산 PF 시장에 투입한 자금 규모는 약 136조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약 30조원 가량은 사업성을 좀처럼 인정받지 못해 사업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는 브릿지론 단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내놓을 구조조정안에 이 브릿지론 단계 사업장을 중심으로 경·공매에 나서도록 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경·공매를 추진하는 이유는 브릿지론이 취급됐을 당시 사업장의 토지가격등이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기 때문에 이를 경·공매에 넘겨 가격을 낮추는 등 부동산PF 사업장의 기초부터 다시 닦겠다는 얘기다.
한 금융권 부동산PF 담당자는 “부동산 PF의 사업성을 따질 때에는 부지의 가치가 앞으로 더욱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 등이 반영됐고 현재 대부분 사업장은 부동산 시장이 고점이었다고 평가받는 2021년~2022년에 취급됐다”라며 “현재에는 이러한 기대감이 꺾여있는 데다가 부동산 가치까지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을 투입한 채권자등은 현재 시세대로라면 투자금을 온전히 회수하기 힘들어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정부는 이같은 상황이 길어지는 것이 옳지 않다고 보고 경공매를 통해 다시 사업장의 가치평가를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경·공매로 내놔도…누가 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경·공매를 통한 구조조정이 시작되더라도 이 시장에 참여할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통상 경·공매 절차에 들어가는 사업장은 새로운 감정평가 등을 통해 사업장의 가치를 새로 따진 후 투자자를 찾는다. 그런데 당분간 부동산경기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은행 한 관계자는 “사업성이 이미 떨어진다고 판단돼 경·공매에 나서는 것이어서 유찰 등이 연이어 나 구조조정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경·공매에 나오는 사업장의 가치가 현재 시세 대비 60% 가량 빠지고 나서야 새로운 투자자를 찾을 수 있을것으로 관측한다. 그만큼 부동산시장이 ‘고점’ 일때 투자금이 몰려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점을 인지해 은행, 보험사 등 제도권 금융사들이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여력이 있는 금융사들이 ‘캐피탈콜'(투자자금을 먼저 조성한 뒤 수요가 있을때 투자금을 공급하는 것)방식으로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 부동산PF 구조조정에 자금을 대는 금융사에 대한 충당금 적립비율 완화 등 인센티브 제공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원할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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