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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정상화 방안 발표 임박… ‘자금 수혈’ 금융사, 손실·충당금 부담에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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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를 위한 신규 자금 지원 방안 등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조선비즈DB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를 위한 신규 자금 지원 방안 등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조선비즈DB

금융 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을 곧 발표한다. 정상화 방안에는 일시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PF 사업장에 은행, 보험사들의 신규 자금 투입을 유도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은행, 보험사들의 재무 부담을 어떻게 낮출지다. 금융사들은 사업성이 낮은 PF 사업장을 떠안을 경우 투자 손실이 불가피할 수 있고, 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는 돈) 적립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은 금융사가 PF 사업장 채권을 인수할 때 ‘정상’ 여신으로 분류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 손실을 추정해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한 국제회계기준(IFRS) 규정에 어긋날 수 있고 국내 금융 시장과 금융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다음 주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다. 이복현 금감원장의 미국 뉴욕 출장(13~17일) 전 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관계 부처와 금융사, 건설사들 간 조율이 지연되면서 뒤로 밀렸다.

정상화 방안에는 은행, 보험사가 신디케이트론(공동 대출)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본 PF로 넘어가지 못한 브리지론(토지 매입 단계) PF 사업장을 사들이거나 채권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자금 조달은 캐피탈콜(capital call·필요할 때마다 자금 요청) 방식이 거론된다. 한 번에 거액의 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돼 금융사의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 2020년 은행과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증권사 등이 조성한 ‘채권시장안정펀드’도 캐피탈콜 방식으로 운영됐다. 1차에 3조원, 2차에 5조원을 각각 모았다.

금융 당국은 은행, 보험사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고안 중이다. 금융위는 전날 5대 금융지주 등 금융업계 및 건설업계 관계자들을 모아 비공개회의를 열고 의견을 최종 수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서는 신디케이트론 운영 방안과 신규 자금 투입 시 주어지는 인센티브 등에 대한 질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센티브로는 금융사가 PF 채권을 인수할 경우 ‘정상’ 여신으로 분류할 수 있도록 해 충당금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사는 보유 여신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하고 이에 따라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정상’의 경우 대출금의 0.85%만 충당금으로 쌓으면 되지만, ‘고정’은 20%를 쌓아야 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열린 부동산PF 정상화 추진을 위한 금융권·건설업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열린 부동산PF 정상화 추진을 위한 금융권·건설업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충당금 적립은 국제회계기준을 따르는데, 금융 당국이 부실 자산을 정상 자산으로 분류하도록 허용한다면 이는 국내 금융 시장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PF 업무를 담당했던 한 금융 당국 관계자는 “충당금 적립 기준을 임의 조정하면 국내 금융사에 대한 대외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특정 자산에 대해서만 예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했다.

금융 당국은 이밖에 자기자본의 100%로 묶여 있는 투자 한도의 일시적 완화, 주택금융공사의 지급보증 확대 등의 인센티브도 논의 중이다. PF 자금 지원으로 부실이 발생해도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없으면 관련 임직원에게 고의나 중과실 등 책임을 묻지 않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금융 당국은 또 부실 부동산 PF 사업장의 채권 등을 매입하기 위해 조성된 캠코 펀드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캠코 펀드는 지난해 10월 1조원 규모로 조성됐으나, 캠코 펀드 운용사 측과 매도자인 PF 대주단의 가격 관련 견해차로 지난 8개월간 성사된 거래는 단 2건에 불과하다. 금융 당국은 캠코 펀드에 부실 사업장을 넘기면 사업장을 되살 수 있도록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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