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가 지속되며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가 3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8년 10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9일 발표한 ‘2024년 4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전월(2663건) 대비 18.1% 증가한 3144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11월(3,593건) 이후 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 3000건을 돌파했다.
낙찰률은 전월(35.3%) 보다 5.3%p 상승한 40.6%를 기록했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86.1%로 전월(85.1%) 대비 1.0%p 오르면서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월(9.7명)에 비해 1.7명이 줄어든 8.0명으로 집계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고금리 여파로 아파트 경매물건이 증가하는 가운데 선호도 높은 지역과 단지 위주로 낙찰가율이 강세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51건으로 2015년 6월(358건) 이후 8년 10개월 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낙찰률은 45.3%로 전월(34.9%)에 비해 10.4%p 상승했는데, 한 번 유찰된 아파트가 다수 소진되면서 낙찰률이 크게 반등했다. 낙찰가율은 전월(85.9%) 대비 4.7%p 상승한 90.6%를 기록해 2022년 8월(93.7%) 이후 1년 8개월 만에 90%선을 넘겼다.
한남동, 잠실동, 여의도 등 주요 입지 내 아파트가 낙찰가율 상승을 주도했고, 그 외 지역에서는 9억원 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오름세를 보였다. 평균 응찰자 수는 7.7명으로 전월(8.2명)보다 0.4명 줄었다.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06㎡는 감정가(78억5000만원)보다 높은 93억6900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19.4%를 기록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아파트는 전용 59㎡가 감정가의 114%인 18억3500만원에 낙찰됐다.
경기 아파트는 650건으로 전월(577건) 보다 12.7% 증가했다. 낙찰률은 전월(43.5%) 대비 3.9%p 상승한 47.4%를 기록했으며, 낙찰가율은 87.7%로 전월(87.3%)보다 0.4%p 상승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11.4명으로 전월(13.2명) 대비 1.8명 감소했지만 매월 두 자릿수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인천 아파트는 217건으로 전달(166건)보다 30.7% 늘고 낙찰률은 35.0%로 전월(34.9%)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낙찰가율은 79.3%로 전월(82.8%) 대비 3.5%p 하락했는데, 인천 미추홀구 내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 여러 채가 저가에 낙찰되면서 전체 수치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평균 응찰자 수는 8.7명으로 전달(11.0명) 보다 2.2명 줄었다.
지방 5대 광역시에서는 대전과 대구 아파트 낙찰가율이 상승했다. 대전 낙찰가율은 87.7%로 전달(84.5%)보다 3.2%p 상승하면서 석 달째 오름세를 보였고, 대구는 85.4%로 전월(82.9%)보다 2.5%p 상승했다. 부산(77.8%)은 5.1%p 하락해 한 달 만에 다시 80%선을 밑돌았다. 울산(87.2%)과 광주(82.7%)는 각각 2.4%p, 1.3%p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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