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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소 공존의길] “세계적 경쟁력 이미 갖춘 K-정유사… 장기 투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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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의 종말 시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여전하다. 대체 에너지 가격이 석유기반 에너지에 비해 비싸고, 공급 안정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탄소배출 40% 감축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2030년까지는 6년이 채 남지 않았다. 결국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석유 에너지 산업을 이끄는 정유사들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새 먹거리를 찾아나가야 한다.

9일 아시아투데이는 에너지 관련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우리 정유 산업의 전망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정유사들이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만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한편 에너지 효율화도 수준급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가 보편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데에도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정유사들은 고급화, 경질화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고도화는 한계라고 볼 정도”라고 평가하며 “현재는 다운스트림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글로벌 유명 회사들처럼 업스트림(원유 탐사 등)까지도 수직 계열화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동원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연구그룹 부연구위원 또한 “우리나라 4대 정유사의 에너지 효율성은 전 세계 1위 수준으로, 현재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해당 지역의 탈탄소화 현황을 봤을 때 당장 타격이 클 것이라고 생각하긴 어렵다”며 “가장 시급한 것은 현실성 있는 대체 에너지로 평가되는 바이오 항공유에 대한 기술 개발 등의 선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석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원전소통지원센터장은 “탄소중립 완수 목표 시점으로 내세운 2050년도 사실 도전적인 과제”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탄소중립을 생각한다면 수소, 원자력 등 무탄소 에너지 기술 개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분간 석유와 가스 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는 쉽지 않은 만큼, 현재의 에너지 기반으로 대체 연료를 개발해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표적인 대체에너지는 SAF(Sustainable Aviation Fuel·지속가능항공유)로도 불리는 바이오 연료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석유 수요 자체가 2030년까지 줄어들기는 쉽지 않고, 이 때문에 당장은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며 “전력화가 어려운 항공, 해운 등은 바이오 연료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이 빠르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오 연료는 화석연료 기반의 제품보다는 확실히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데,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으려면 결국 정부나 기업이 나서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정부 차원의 보조금 등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수소 또한 탈탄소를 위한 정유업계의 주요 수단이라는 평가다. 최동원 부연구위원은 “가까운 대체 연료인 바이오 연료를 생산할 때 원료로 수소가 활용될 수 있고, 아예 석유 제품을 대체할 연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며 “연료 및 원료로 모두 활용하면서 탄소감축을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에너지 가격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주헌 교수는 “탄소중립의 첫 번째는 일단 수요 관리로, 에너지 자체를 아껴야 할 것”이라며 “환경에 피해를 주거나 그로 인해 발생할 비용, 즉 외부 비용까지를 에너지 비용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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