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상승하며 연고점에 바짝 다가섰던 코스피지수가 9일 크게 미끄러졌다. 미국의 금리 인하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데다 최근 연일 ‘사자’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서면서다. 외국인은 이날 지난달 26일부터 7거래일 동안 계속한 ‘바이(buy) 코리아’를 중단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91포인트(1.2%) 하락한 2712.14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76포인트(0.06%) 내린 2743.29로 출발했다. 이후 장 초반 상승으로 전환하며 3거래일 연속 상승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으로 방향을 잡았다.
전날만 해도 시장에선 코스피지수의 연고점 돌파 기대가 컸다. 어린이날 연휴 직후인 8일 2% 급등한 지수가 전날도 상승 마감하면서다. 특히 전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으로 전환, 2745.05까지 올라섰다. 지난 3월 26일 기록한 종가 기준 연고점(2757.09)과 12.04포인트 차였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 전환이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외국인은 지난달 26일부터 7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서며 코스피지수 상승을 견인했지만, 이날은 358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76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4159억원 순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여기에 옵션만기일을 맞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까지 겹치며 하락 폭이 커졌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지수 등락을 좌지우지한 것은 외국인 선물 매매였다”면서 “지난 이틀간 3조원 대량 선물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은 이날 8000억원대 순매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오락가락하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금리 인상으로까지 기울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간밤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매파적 발언이 나왔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8일(현지시간) 밀컨 콘퍼런스에 나와 “(금리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날 그동안 적극적으로 사들였던 전기·전자, 금융,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냈다. 이들 업종 주가가 저점 대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400원을 넘보기도 했던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서 환차익 기대가 낮아진 것도 차익실현 욕구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는 일제히 파란불이 켜졌다. 코스피 시총 1위인 삼성전자부터 23위인 삼성화재까지 23개 종목의 주가가 모두 내렸다. 상위 30위까지 종목 중 이날 주가 상승을 기록한 곳은 한국전력, 한미반도체, 크래프톤, HMM 등 4곳에 그쳤다.
코스닥지수도 하락 마감했다. 전장보다 2.88포인트(0.33%) 내린 869.54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보다 1.25포인트(0.14%) 내린 871.17로 장을 시작해 낙폭을 키웠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207억원, 23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만 143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 종목들의 주가도 대부분 약세를 기록했다.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부터 30위 위메이드까지 30개 종목 중 주가 상승은 7곳에 그쳤다. 그나마 클래시스가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19% 넘게 급등했고, 최근 1년 중 최고가를 새로 썼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6원 오른 1370.1원을 기록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