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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2년 평가] 전방위 규제 완화는 합격점…”세제 개편·공급 절벽,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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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간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규제 완화’로 요약된다. 고금리와 대출, 세금 등 규제 강화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자 규제를 대거 풀어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속도감 있게 추진한 정부의 규제 완화가 과열됐던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에 일조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다만 ‘여소야대’ 벽에 막힌 부동산 세제 개편 등 후속 법 개정과 함께 공사비 상승 여파로 건설 시장이 위축돼 있는 상황 속에서 주택 공급난을 해결할 묘책을 찾는 것이 취임 3년차를 맞은 현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文 정부 때 폭등했던 집값 안정세는 성과 …주택 공급 확대는 낙제

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2년 5월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방점을 찍고 문재인 정부의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을 허무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시장을 옥죄던 정책들이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부동산 세제의 정상화를 꾀했다. 윤 정부는 출범 첫날부터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를 1년 간 한시적으로 배제했다.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도 개정해 주택분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기존 100%에서 60%로 낮췄다. 지난 정부에서 도입한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에 대한 ‘임대차 2법’ 일괄 폐지 정책도 발표했다. 

올해는 공시가격 현실화율(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을 로드맵 도입 이전인 2020년 수준(공동주택 69%)으로 낮추겠다는 약속도 했다. 

연초 1·10 대책을 내놓으면서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 패스트트랙 도입 등 안전진단 규제도 풀었다. 재개발의 경우 노후도 요건을 기존 67%에서 60%로 완화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폐지, 재건축 부담금 폐지까지 약속했다. 재초환은 재건축 사업으로 얻는 조합원 1인당 이익이 평균 8000만원을 넘기면 세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윤 정부의 규제 완화책은 집값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데 크게 일조했다는 평가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4월 전국 아파트의 ㎡당 매매평균가격은 608만원으로 윤 정부가 출범한 2022년 5월 687만원 대비 12% 떨어졌다. 서울의 경우에도 2022년 5월 1561만원에서 올 4월 1423만원으로 8.8% 하락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당시 전국 아파트의 ㎡당 매매평균가격이 출범 후 2년간 80.1% 급등했고 서울도 122%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개선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2년 당시 월간 1000건 수준을 기록하며 극심한 거래절벽이 이어졌지만, 그간 쌓였던 급매물 위주로 팔리면서 올해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900건으로 집계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분위기다. 현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기조가 시장의 경착륙을 막는 데는 효과를 보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 정부가 규제 완화책을 펴면서 경착륙을 막고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이번 정부 들어 법 개정이 필요한 세제 개편 관련해선 손을 못 대고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양도세 중과 유예 등 각주만 건드리긴 했지만 서민들의 부담 경감 차원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취임 이후 주택 공급 성적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도 많다. 윤 대통령은 임기 5년 간 전국에 27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목표대로라면 매년 54만채 수준의 주택 인허가가 지속돼야 달성할 수 있지만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전년 대비 25.5% 줄어든 38만9000만채에 그쳤다. 지난해 착공 물량도 20만9351채로, 지난 10년(2013~2022년) 평균치 53만채 대비 60.5% 급감했다. 

악성 미분양 우려도 크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달 1만2194가구로 지난해 3월 말과 비교하면 1년 새 41%(3555가구)가 급증했다. 2021년 6월(9008가구)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인건비, 건설 자잿값 인상 등에 따른 공사비 상승으로 민간 사업자들이 주택 공급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다가구 주택 공급이 올스톱되면 전세난 등 부작용이 나타나 서민 주거 불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공공기관이 주택 공급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재건축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재건축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여소야대 정국 속 후속 법 개정 ‘제동’…”협치 선행돼야”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공급 대책을 꼽았다. 주택 공급 지표가 현재의 저조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2~3년 뒤 ‘공급 대란’으로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서진형 광운대 법무학과 교수는 “최근 인허가 등 주택 공급 지표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몇 년 뒤 공급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로 인한 부동산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수요를 정확하게 판단한 후 이후 민간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책들은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후속 입법 과정에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현재 재건축 패스트트랙 법안, 부동산 세제 개편 등 후속 입법안들이 현재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막혀 있는 상황”이라면서 “여소야대 의회지형 속에서 야당의 동의 없이는 법 개정이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협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결국 민간 건설 시장 회복이 우선인 만큼 정비사업 활성화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효선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비 사업에서 절차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추진이 된 것 같지만 문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분양가 상한제를 재검토하고, 용적률 상향과 재초환 등도 현실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추가적인 세제 개편 대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수요 회복으로 야기될 주택가격 불안정성, 여야 합의 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정부의 대응책이 공급 부분에 집중된 상황”이라며 “다주택자 매물 출회, 시장 거래 활성화 등 실질적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종부세와 양도세, 취득세, 대출 등에 대해 포괄적 규제 완화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도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공급뿐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도 유인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특히 심화하고 있는 미분양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부작용이 심각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세제지원책 마련을 통해 시장에서 미분양 흡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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