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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한국전력과 가스공사가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화 덕에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가스공사는 미수금 증가 속도가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전의 누적 부채와 가스공사 미수금 해소를 위해서 추가 요금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과 가스공사는 오는 10일과 13일 2024년도 1분기 실적 발표를 한다. 금융증권업계에서는 한전과 가스공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2조6705억원, 9104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흑자전환, 42.6% 증가한 수치다.
증권업계에서는 양사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할 기록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치솟았던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 단계에 돌입한 영향이 크다.
실제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2022년 3월 9일 127.9달러까지 올랐다가 현재 80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올해 5월 7일 기준 국제 유가는 84.1달러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한전은 전력판매마진이 커지면서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한전은 11개월 만에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역마진’ 구조에서 벗어난 바 있다. 특히 정부는 국제 유가 안정화로 전기요금 인하 요인이 발생했지만, 한전의 전기요금을 1년간 동결 유지 중이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 평균 전력판매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8.9% 상승한 ㎾h(킬로와트시)당 159.5원으로 예측했다. 반면 전력구입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31.8% 하락한 ㎾h당 95.4원으로 추정했다.
가스공사는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화 덕에 가파르게 올랐던 미수금 증가 속도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수금은 가스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게 되면서 발생한 손해를 일종의 ‘외상값’으로 장부에 기록해 둔 것으로, 사실상 적자로 본다.
가스공사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2021년 1조7656억원 규모였지만 2022년 8조5856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13조110억원까지 확대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1분기 미수금 규모가 15조원으로, 2조원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전의 누적 부채 해소와 가스공사의 미수금 회수를 고려하면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전의 누적 적자는 43조원, 누적 부채는 202조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급격한 인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완만한 인상이 어느 정도 이뤄져야 재무건전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적절한 가격 신호를 줘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환율 상승 영향으로 한전의 마진차가 줄어들거나 가스공사 미수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가, 환율 상승을 감안한다면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을 약 15~20%는 인상해야 올해 하반기부터 미수금이 상승하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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