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인코리아 제품 직매입에 22조원을 투자하겠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8일(한국시간)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진입장벽이 낮다며 올해 상품과 고객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와의 경쟁 격화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이 적자 전환하자 이런 경영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이날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매출은 9조4505억원(71억1400만 달러·분기 평균환율 1328.4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 감소한 531억 원이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한 후 처음이다. 당기순손실은 31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160억 원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2022년 2분기 이후 첫 순손실로, 7개 분기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김 의장은 한국 유통시장의 진입장벽이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에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5600억달러(약 761조원) 규모의 거대하고 세분된 커머스 시장에서 우리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라며 “중국 커머스 업체들의 진출은 유통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으며,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몇 초 만에 다른 쇼핑 옵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했다.
쿠팡은 투자를 더 늘려 중국 커머스의 공습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김 의장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물류 투자를 통한 무료배송 확대 ▲ 한국에서 만든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확대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를 확대 등을 제시했다.
김 의장은 “향후 몇 년간 수십억 달러의 자본 투자를 지속해 풀필먼트 및 물류 인프라를 강화, 배송 속도를 높이면서 도서 산간 지역 등 오지까지 무료 배송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앞서 쿠팡은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북 김천, 광주 등 신규 물류센터 8곳을 운영하고 2027년까지 전 국민 5000만명 대상으로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류 투자 확대와 함께 한국 제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2023년 17조원(130억달러) 규모였던 한국산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금액을 올해 22조원(160억달러)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무료 배송과 반품, 전용 할인 등에 4조원(30억달러)의 와우 멤버십 혜택을 제공한 지난해보다 투자를 확대, 올해 5조5000억원(40억달러)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김 의장은 “(와우 멤버십에는) 지난 3월 MLB 시즌 개막전은 물론, 매년 여름 한국에 생중계되는 세계적 수준의 유럽 축구 경기 등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를 무료 시청하는 혜택이 포함된다”면서 “최근 전국 와우 회원에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는 소비자가 가장 반복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을 없앴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신선식품 무료 새벽 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 사업을 통해 더 다양한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중소 제조사에 로켓배송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는 “로켓프레시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수량이 70% 증가했으며, 농어촌 산지로부터 직매입을 늘려 농어민들에게 중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시간과 비용 모두 절약하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11달러(1만5000원)의 최소 무료 배송 금액으로 고객에게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식료품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자정까지 주문을 완료하면 아침 6시 전까지 문 앞 배송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또 로켓그로스(FLC·판매자 로켓)에 대해서는 “판매 수량이 전년 대비 130% 성장했다”며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인프라와 기술 투자 없이도 빠르고 무료인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천 명의 판매자에게 중요 지원이 되고 있다”고 했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매출은 8조6269억원(64억94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수는 2150만명, 고객당 매출은 41만8460원(315달러)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 3% 증가했다. 매출 총이익은 2조5625억원(19억29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36% 늘어났다.
지난해 말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와 관련해 김 의장은 “파페치의 여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연말까지 연간 조정 에비타가 흑자에 근접하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파페치 매출은 3825억원, 조정 에비타(EBIT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411억원으로 집계됐다.
쿠팡이츠, 대만, 사업, 파페치 등을 포함한 성장 사업 매출은 8236억원(6억2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조정 에비타 손실은 2470억원(1억8600만달러)로 전년 동기와 배교해 4배 확대됐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파페치가 성장 사업에 편입되면서 성장 사업의 조정 에비타 손실은 올해 7억5000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의장은 “2024년은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제조업과 중소기업 파트너들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상품과 가격, 서비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새로운 ‘와우’의 순간을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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