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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커피 해외서 통할까”…국내 시장 포화로 눈 돌리지만 ‘허들’ 높아

데일리안 조회수  

한류 바람 타고 K-커피 세계 시장 진출 속도

해외 진입 장벽↑…저가‧대용량 만으론 어려워

“K-디저트‧특화매장 등 맞춤 전략 뒤따라야”

지난 2023년 12월 오픈한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의 모습.ⓒ이디야커피
지난 2023년 12월 오픈한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의 모습.ⓒ이디야커피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류 바람을 타고 K-푸드가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카페 10만개’ 시대가 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치열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기회를 찾기 위한 행보다.

다만 이미 커피 문화가 발달해 있어 진입 장벽이 높은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면 충분한 브랜드 경쟁력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과 외국은 커피 음용 문화 자체가 다르고, 커피 본 고장인 유럽과 같은 해외 시장은 진입부터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어서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커피를 많이 마시는 국가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작년 한국인 1명당 400잔이 넘는 커피를 마신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152.7잔)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 커피 전문점 브랜드는 너무 많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커피·음료점은 9만9000곳에 육박했다. 4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해 치킨집 수를 앞질렀다.

신생 커피 브랜드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점유율 1위 이디야커피가 약 35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가 각각 2000개, 1720개, 빽다방과 더벤티도 1000개 이상의 가맹점을 운영하며 빠르게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과당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스타벅스, 투썸 등 대형 커피전문점이 생기는 것에 대해 극도로 경계했다면, 이제는 비슷한 저가커피 브랜드가 생기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고민거리가 됐다. 매장 운영 지역마다 저가커피의 수요는 한정적이다.

문제는 자율 규약 도입 말고는 정부가 강제로 출점을 제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공정위가 지난 2012년 ‘모범 거래 기준’을 설정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 대해 500m 출점 제한을 도입했다가 “기업 활동에 대한 과도한 제약”이라는 비판이 일면서 2년 만에 폐지한 전례도 있다.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에서 한 직원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이디야커피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에서 한 직원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이디야커피

할리스는 올해 상반기 일본에 진출했다.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오사카 난바 마루이 백화점에 1호점을 열 계획이다. 일본은 세계 4위, 아시아 1위 커피 소비국이다. 최근 일본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식 카페와 디저트가 인기를 얻고 있어 해외 진출 첫 국가로 결정했다.

탐앤탐스는 2009년부터 해외 진출을 꾀해 미국, 필리핀, 몽골, 미얀마, 중국 등에서 70개 이상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메가커피 등 저가 커피와의 경쟁에서 밀려난 데다 스타벅스 등 외국계 커피 전문점이 인기를 끌면서 수 년 전부터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디야커피도 작년 12월 미국 괌에 가맹점을 열었다. 연내 괌 2호점을 오픈한다.

특히 이디야의 경우 이미 한차례 해외로 진출 했다가 철수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괌 가맹점의 성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디야는 2005년 중국 베이징에 해외 가맹점 1호점을 오픈하며 해외사업을 시작했으나 3년 만에 정리했다.


전문가들은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해외 진출 행렬을 두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 수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단순히 우리나라에서 통하는 ‘대용량·저가커피’ 콘셉트를 가져가서는 실패 확률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커피 브랜드 차원의 상생 전략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분별한 출점 보다 함께 존속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에 앞서 중요한 정보를 미리 제공해 시장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업계가 선행해야 할 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경우 카페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포화 상태에 이르렀지만 해외는 아직 국내와 비교해 개척해야 할 시장으로 간주되고 있다”며 “해외 확장에 성공하면 브랜드 강화를 통해 국내 사업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많은 한국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이 해외에 진출하고도 쓴맛을 보고 후퇴한 만큼, 이번에는 단순히 저가나 대용량을 내세우기 보다는 K-디저트 메뉴를 개발하거나 특화 매장을 오픈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큰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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