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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업계 불황에 고심하던 현대홈쇼핑이 오랜만에 웃었다.
TV시청률 감소와 이커머스로 고객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현대L&C와 한섬, 현대퓨처넷이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며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한 것도 주효했다. 여기에 최근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홈쇼핑 주식 공개 매수에 성공하면서, 현대홈쇼핑이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구조에 안정성을 갖추게 된 것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7일 현대홈쇼핑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9970억원과 영업이익 5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1.7%, 247.4% 증가한 수치다. 홈쇼핑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295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6% 늘어난 206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한섬과 현대퓨처넷이 회계 기준상 종속회사로 신규 편입된 영향으로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며 “홈쇼핑 별도 기준 실적도 전략적 편성에 따른 여행, 주방상품 등 주요 상품 판매 호조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회사가 경기 불황이라는 악조건을 뚫고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는 ‘본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 것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
대표적인 것이 모바일로 동영상을 보며 쇼핑할 수 있는 기능인 ‘쇼라(쇼핑라이브)’를 활용해 다수의 인기 브랜드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 거다. 쇼라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TV보다는 모바일로 쇼핑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2018년부터 회사가 밀고 있는 핵심 플랫폼이다.
최근 3년간 매년 두 자릿수 신장률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주문금액은 2020억원에 달한다. 여세를 몰아 지난 달 회사는 LVMH 뷰티 코리아와 사업 제휴를 맺기도 했다. 고급 화장품에 대한 주요 신상품을 단독 선공개하고, 단독 및 차별화 상품을 개발·판매하기 위해 맞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슬리와 프리마클라쎄 등 단독 라이선스 브랜드의 판매를 늘리고, 차별화된 콘셉트의 패션 특화 TV프로그램 동나쇼와 패션 전문몰 에센트로를 선보인 것은 젊은 층 유입을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호재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홈쇼핑의 업황 부진이 길어지지만, 올해는 수익성 위주의 비용 효율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자회사인 현대L&C의 경우 올해는 실적 호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현대퓨처넷이 연결 편입되면서 연결 순현금이 9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현대홈쇼핑 지분율을 기존 25%에서 50%(600만1500주)로 높인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내년 3월 전에 현대홈쇼핑 보유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늘려야 했던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안정적인 지배구조 등을 위해 지분을 50% 이상을 사들이기로 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홈쇼핑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을 가지게 되면서, 현대홈쇼핑이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구조 등에 있어서 안정적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며 “회사 간 시너지 창출과 빠른 의사결정 구조가 형성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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